한나라당 김칠환(60) 전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이 10일 내년 4·11 총선에서 유성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사장은 이날 한나라당 대전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유성구와 정식 결혼한다는 심정으로 활동에 들어가겠다”며 “유성구는 저와 여러모로 인연이 많은 곳으로, 제가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밝혔다.

김 전 사장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대전 동구에서 출마해 당선된 후 16여년간 줄곧 동구에서 활동해 왔다.

하지만 그는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으로 있을 당시인 2010년 서울 내발산동에 있던 본사를 대전 유성으로 옮겼고, 지난 6월 퇴임하면서부터 총선 출마 지역을 ‘동구’와 ‘유성구’ 등 두 곳을 놓고 고심해 왔다.

김 전 사장은 유성 출마 결심 배경에 대해 “16년을 함께 해 온 동구를 떠나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인적쇄신만이 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내년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에 밀알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 유성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구도, 정책, 인물’이 가장 중요한 총선에서 대전(특히 유성)은 구도·정책 면에서 한나라당이 불리한 만큼, 인적쇄신을 통한 인물로 승부를 해야 하고, 동구의 경우 자신 말고도 현직 차관급 인사를 비롯한 정치 후배들이 많아 선배로서 자리를 양보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것이 김 전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또 유성에 한나라당 인사가 몰리는 것에 대해 “유성 토박이는 18% 정도밖에 안 된다”고 말해 다른 선거구에 비해 토박이보다 외지인들이 훨씬 많아 선거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사장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에선 그의 선택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굳이 김 전 사장이 유성에서 출마를 해야 하느냐는 당내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

이미 유성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송병대(63) 현 당협위원장, 진동규(53) 전 유성구청장, 김문영(45) 전 대덕특구복지센터 소장, 양홍규(47)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 등 4명에 달하고 있고 김 전 사장까지 5명으로 늘게 됐다.

이 때문에 오히려 당 내 과열경쟁으로 인한 내부 분란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우려가 있다.

한나라당 출마를 준비 중인 A 씨는 “김 전 사장이 인적쇄신을 말하지만 15대 의원 한 번 했던 구시대 정치인인 김 전 사장이 인적쇄신 대상이 아니겠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김 전 사장은 “중앙당에서 제가 인적쇄신 대상에 포함된다면 그만 두겠다”라며 “2~3개월 후가 되면 (어떤 후보가 경쟁력이 있는지) 확연히 드러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결국, 김 전 사장의 유성 출마가 ‘당 내 후보 난립’으로 전락할지, 경쟁을 통한 ‘옥석 가리기’로 이어질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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