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키나와 본섬 구루쿠마 카페에서 바라본 태평양 바다 전경. 에메랄드 빛 바다가 인상적이다. 일본 오키나와=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빌딩이 꽉 들어찬 도쿄의 하늘도, 새하얀 눈이 덮인 홋카이도가 아닌, 1년 내내 코발트 빛 태평양 바다를 간직한 그곳이 바로 ‘오키나와’다.

일본하면 떠오르는 그 흔한 온천도 없다. 하지만 아름다운 산호초와 투명한 에메랄드 빛 바다 그 자체만으로도 여행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하다. 인천공항을 이륙한지 불과 2시간 남짓, 오키나와 본섬에 위치한 나하(那覇)공항에 도착했다.

그리 습하지 않은 맑고 더운 공기가 온몸으로 느껴지는 것도 잠시, 눈앞에 펼쳐진 아열대 식물 가로수는 마치 사이판이나 하와이 같은 이국 정치를 물씬 풍겼다. 일본 열도의 최남단, 면적 약 1434㎢, 길이 108㎞, 너비 3∼26㎞의 남서쪽으로 길게 늘어선 본섬과 150여 개의 섬이 모인 곳이 바로 오키나와현(沖繩懸)이다.

   
 
연중 내내 따뜻한 기후와 남태평양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오키나와야 말로 일본 속 진주이자 최고의 휴양지로 손색이 없다.

◆태평양의 정취 물씬…투명하고 다채로운 바다 빛깔에 매료

출국 당일 태풍 소식에 걱정이 앞섰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푸른 하늘과 맞닿은 에메랄드 빛 바다는 답답한 가슴이 펑 뚫릴 만큼 청명했다.

오키나와는 산호섬이다. 때문에 바다 곳곳이 옥색과 코발트색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은 다채로운 물빛을 간직하고 있다.

해변 가까운 곳은 새하얀 백사장 모래알 하나까지 보일 만큼 투명하고, 먼 바다 쪽으로 갈수록 에메랄드에서 쪽빛 천을 덮어 놓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빛깔 변화가 아름답다.

맑은 하늘만큼이나 강렬한 햇볕은 자외선이 강해 선크림과 모자, 선그라스 준비는 필수다.

지나는 도로 곳곳이 바다와 인접해 이동하는 내내 작품 사진 속에서나 나올 법한 풍경이 펼쳐진다. 최근 드라마 ‘여인의 향기’를 통해 더 유명해진 오키나와는 아름다운 바다 외에도 문화, 레저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한 만물상자와도 같다.

   
▲ ‘츄라우미 수족관’내 극장식 스크린 수족관 전경.

◆레저 스포츠 마니아의 천국…형형색색 산호초와 열대어 ‘거대 수족관’ 방불

이국적 정취가 느껴지는 오키나와는 해변 뿐 아니라 골프 휴양과 수상레포츠 메카로도 손색없다. 오키나와에는 골프장 만 40여 개에 이르고, 12월과 1월 기온이 평균 18℃에서 16℃ 사이로 라운드하기 최적이다. 때문에 겨울이면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의 골퍼들이 몰린다.

오키나와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수상스포츠. 수백 곳의 다이빙 포인트와 300여 종이 넘는 산호초와 열대어를 만날 수 있는 오키나와야 말로 마니아의 천국이나 다름없다.

기노완(Ginowan) 시내에서 요트를 타고 30여 분만 나가면 바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하고 아름다운 쪽빛 바다가 펼쳐진다. 이런 이유에서 가이드와 현지인이 적극 추천하는 것이 바로 스쿠버다이빙이다. 전용 슈트와 호흡장치를 갖추고 들어간 바다 속은 마치 거대한 수족관과도 같다. 수심 5~10여m 깊이도 바닥까지 훤히 보일 정도로 깨끗한 시야를 자랑한다.

형형색색의 산호초는 물론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다양한 종류의 열대어까지 평소 느끼지 못했던 짜릿한 경험이야 말로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게 된다.

깨끗한 바다 덕분에 스쿠버다이빙 없이 스노클링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바다 속을 경험할 수 있다. 선상 낚시 역시 색다른 경험이다. 낚시로 갓 잡아 올린 크고 작은 물고기는 그 즉시 횟감이 되고, 싱싱한 그 맛은 입속까지 즐겁게 한다.

   
▲ 류큐왕국 수리성.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절경과 류큐왕국의 문화

에메랄드 빛 눈부신 바다와 아름다운 해변만으로도 오키나와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지만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있다.

오키나와는 1429년부터 450년 간 통일왕국을 이뤘던 류큐(琉球)왕국으로 섬 곳곳에 왕국의 흔적이 남아있지만 대표적인 곳이 바로 ‘수리성(首里城)’이다.

지금은 발행이 중단된 2000엔 권의 앞면 그림이 바로 수리성에 있는 수례의 문이다. 세계2차대전 당시 소실된 후 1992년 복원을 마치고 일반에 공개된 수리성은 붉은 외관, 곡선으로 처리된 처마 등 중국과 일본문화가 융합된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2000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수리성 안에는 당시 왕국 모습이 담긴 미니어처 전시물과 의상, 전통방식으로 복원된 방들이 원형 그대로 복원·전시되고 있다. 오키나와의 빼놓을 수 없는 절경인 ‘만좌모’도 반드시 거쳐야할 곳이다. 석회암이 침식돼 만들어진 ‘코끼리’ 모양의 절벽이 일품인 만좌모는 관광객이 반드시 사진에 담아가는 촬영 포인트이기도 하다.

수십만 년의 지하 속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오키나와 남부의 ‘오키나와월드’ 역시 필수 코스다. 이곳은 전통공연과 특산품 외에 자연동굴인 ‘옥천동’이 유명하다. 옥천동은 5㎞에 이르는 석회동굴이지만, 일반인에게는 890m만 개방하고 있다.

   
▲ 오키나와 월드 내 자연동굴인 ‘옥천동’내 송곳처럼 자라난 종유석.
동굴 천장을 송곳처럼 가득 메운 종유석과 바닥에서 자라나 천장으로 이어진 석주가 장관을 이룬다. 여기에 지하수가 흐르는 폭포와 동굴 속 연못에는 다양한 물고기와 새우 등 동굴 서식 생물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섬을 거슬러 올라가 북부 역시 입이 떡 벌어질만한 볼거리가 기다린다. 해양기념공원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츄라우미 수족’관이 바로 그 곳이다.

1975년 오키나와 국제해양박람회 이후 국영공원으로 운영 중인 이곳에는 만여 종의 다양한 바다생물과 거대한 진베상어, 바다에서 가장 큰 가오리인 ‘만타가오리’까지 보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다.

60㎝ 두께의 아크릴 수족관으로 세계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한 이곳에는 커다란 극장 스크린과 같은 수족관이 매우 인상적이다.

또 8m 길이의 고래상어, 거대한 물고기들이 관람객의 머리 위를 지나도록 설계돼 마치 바다 속에 들어와 있는 착각이 들 정도다. 13면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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