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중구 보문산 산사태 현장에 공원관리소에서 설치한 추락 방지용 안전 시설이 널부러져 있는 가운데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있어 등산객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양승민 기자  
 

지난여름 기습폭우로 무너진 대전 중구 보문산 인근 산책로가 수개월이 지나도록 복구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토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설치한 각종 안전시설물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산책로를 이용하는 등산객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지난 7월 대전에 내린 기습폭우로 이 지역의 축대가 붕괴되면서 쏟아진 토사가 인근 빌라 14세대를 덮쳐 20여 명의 이재민이 생기는 사고가 발생한 지 2개월 여가 지난 상태. 이 사고로 시민이 즐겨 찾는 보문산 산책로 일부가 파손돼 현재는 차량 통행이 전면 금지되는 등 보문산 전망대와 야외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이 적잖은 불편함을 겪고 있다.

사고 당시 주택가 주변은 구청과 공원관리사업소가 중장비 등을 이용해 긴급복구에 나서 현재 토사와 쓰러진 나무가 어느정도 정리된 상태지만 산책로와 경사지는 복구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토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덮어둔 천막은 곳곳이 찢겨져 있고, 등산객의 추락을 막기 위해 설치한 안전막도 부서진 채 방치돼 있다.

때문에 가족단위로 산을 찾는 시민과 자녀들이 모래주머니에 걸려 넘어지거나, 호기심에 다가갔다가 미끄러지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곳에서 매일 산책을 한다는 정 모(62·여) 씨는 “이곳을 지날 때면 아찔한 생각이 들어 조심하고 있지만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면서 “몇 개월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방치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성토했다.

게다가 자칫 추가 산사태 마저 우려되지만 관계기관은 용역설계 지연과 예산 등을 이유로 늑장을 부리고 있고, 내년 4~5월이 돼야 복구공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시민 불편과 안전 문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토목 등 관련분야 전문가들은 산사태가 일어난 지역은 재발의 위험성이 큰 만큼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경사도나 암반, 흙의 성질 등을 철저히 조사해 지형에 맞는 안전시설을 설치해 복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공원관리사업소 관계자는 “현재 용역설계가 끝났고 행정절차를 이행해 빠르면 이달부터 공사가 시작될 것”이라며 “예산 문제 등으로 공사 진행 속도가 늦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빠른 시일 내 복구를 마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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