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매시장 침체가 전세시장으로까지 이어져 이른바 ‘맹모삼천지교’로 일컬어지는 방학특수마저 얼어붙었다.

지역 부동산시장의 거래 소강상태가 지속되면서 매년 겨울이면 자녀취학 등의 목적 이사로 북적이던 ‘겨울방학특수 수혜지’도 타격이 심상치 않다.

특히 대전시 서구 둔산동 일대는 인기 학군과 학원 밀집 등으로 그동안 매매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인근 주택가의 상승세까지 부추겼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매매는 물론 전세거래도 실종된 상태다.

이 같은 여파로 상대적으로 소형 아파트로 구성된데다 정부종합청사직원 입주수요와 학군수요 등을 요루 흡수해 인기를 구가했던 서구 둔산동 샘머리 아파트도 분위기상 ‘특수’와는 거리가 멀다.

샘머리 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의 방학특수 실종에 대해 “지난해 8월과 9월 만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며 “지난 여름 때만 해도 집을 보러 오는 도중 다른 수요자와 계약이 이뤄지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도 빚어져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샘머리 아파트의 경우 1단지와 2단지에 걸쳐 총 3550가구의 대단지를 형성하고 있으나 중개업소에 따르면 76㎡(23평)형의 경우 전단지를 통틀어 전세물량은 1가구뿐이며 1억 1000만 원선에 나와있다. 또 105㎡(32평)형의 경우도 현재 6가구가 전세입자를 구하고 있으며 시세는 1억 3500만 원 선에서 형성돼 있다.

현재 전세시세는 지난 여름에 비해 1000만~2000만 원 정도씩 떨어졌다.

수요자의 관심이 가격부담이 적은 중소형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전세품귀와 거래소강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정이 이렇자 둔산지역으로 이주를 희망하는 수요자들도 방학특수 실종으로 이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유성구 하기동 송림마을 115㎡(34평)형 아파트에 살고 있는 강 모(40) 씨는 자녀취학을 목적으로 이사를 하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전세입자를 구한 끝에 수일전 간신히 전세입자를 구했다. 강 씨는 “분양받은 집이어서 오래 살 계획이었으나 아이들이 커가며 학군을 무시할 수 없었다”며 “시세보다 1000만 원이나 싸게 내놨는데도 찾는 사람이 없어 마음을 접었는데 갑자기 전세입자가 나타나 이사를 강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 씨의 경우 1억 2000만 원에 전세를 주고 1억 3000만 원에 서구 둔산동 샘머리아파트 102㎡(31평)형을 구했다.

중대형 평수로 구성된 크로바 아파트와 목련 아파트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목련 아파트 92㎡(28평형)는 현재 1억 5000만 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으나 거래에 나온 물건이 없으며 △122㎡(37평형)의 경우 1억 8500만 원에 5가구 정도 △138㎡(42평형)은 2억 2000만 원에 10여 가구 △158㎡(48평형)는 2억 3000만 원에 10여 가구가 전세입자를 찾고 있다.

인근 중개업자는 “경기악화로 인해 전세물량의 움직임이 극도로 둔화됐다”며 “문의도 뜸해 방학특수는 찾아볼 수 없다”고 토로했다.

황의장 기자 tpr1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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