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남지역 건설업체 등이 행정도시 건설에 충북업체 참여를 반대하고, 대전과 충남이 첨복단지 유치에 대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는 등 눈 앞의 이익에 충청권 공조가 붕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의 ‘충청권 홀대’에 맞서 투쟁도 불사하며 행정도시 유치 등을 위해 충청권의 단결된 힘을 보여줬던 예전과 달리 충청권 속에 ‘충북 홀대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충북도와 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대전과 충남 시민단체 등은 범대책기구 결성대회에서 취지에 벗어나고 충청권 공조에서 동떨어진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전에서 열린 수도권 규제완화 철회 범대전시민연대와 수도권 규제완화 저지와 행정도시 정상 추진을 위한 충남비상행동 출범식에서 각각 첨복단지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등의 유치에 대한 당위성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도권 규제완화 철폐와 행정도시 정상 추진을 위한 충청권 범대책기구 결성에 앞서 열린 대회 목적에서 벗어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대전과 충남은 대통령이 충청권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어느 한 지역을 지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충청권 공조를 무너뜨리는 지역 이기주의적 발상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대한건설협회 충남도회와 전문건설협회 충남도회, 건축사협회 충남건축사회 등은 지난해 12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관련법 개정 발의(안)에 대해 반대의 뜻을 밝히며 충북업체의 참여를 반대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행정도시 건설 관련법 개정 발의(안)는 공사물량 확보를 위해 현행 국가계약법을 무시하는 개정 법률안이기 때문에 강력히 저지해 나갈 것”이라며 “행정도시에서 발주되는 지역제한 대상공사 등에 충북과 대전지역 업체들이 참여하려는 모든 움직임은 즉각 철회하고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충북과 대전은 “‘나만 살면 된다’는 식의 이기주의적 발상”이라며 “충남지역 건설업체들이 8조 5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가 투입되는 사업에 눈이 멀어 충청권 상생의 길을 망각했다”고 반발했다.

이처럼 지자체뿐만 아니라 지역 건설업체, 심지어 시민단체 등도 충청권 공조를 깨뜨리는 발언으로 충청권이 다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충청권 시·도지사들과 함께 시민단체, 관련 업체 등이 지역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고, 나아가 충청권이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충북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행정도시 정상 추진과 수도권 규제완화 철폐를 위한 범대책기구 결성 움직임에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유감”이라며 “16일 범충청권협의회가 구성되는 만큼 충청권이 힘을 모아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충청권 3개 시·도는 오는 16일 오후 2시 대전 아드리아호텔에서 (가칭)‘수도권 규제완화 철회와 행정도시 정상 추진을 위한 범충청권협의회’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천영준 기자 cyj542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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