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교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격적인 총장공모제 도입 등으로 대학평가에서는 일단 제외됐지만 향후 대학 선진화 정책에 따라 통합 등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교원의 산실이던 교대가 시대상황이 변하면서 '통합과 개혁'이라는 명제앞에 놓이게 된 것이다.

◆대학평가 항의 '전국교대 동맹휴업'

전국의 교대 학생들이 지난달 30일 하루동안 국립대 구조개혁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동맹휴업이라는 강수를 뒀다. 청주교대와 전국교육대학생대표자협의회(교대협)는 전국 10개 교육대와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제주대 교육대학,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등 교대협 소속 13개 대학 총학생회가 동맹휴업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청주교대는 "교과부가 하위 15% 국립대를 선정하면서 사용한 평가지표가 공정하지 못했다"며 "교대의 취업률은 곧 교사 임용률이며 지역 교대 출신 교사 임용률은 전적으로 해당 지역의 교사 수급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교원 수급은 교과부 책임인데도 이를 개별 대학과 학생이 짊어지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주장했다.

청주교대를 비롯한 교대학생들은 이날 서울에서 집회를 갖고 향후 교과부정책에 대해 대응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평가 발표 앞두고 총장공모제 전격도입

교대가 이같은 동맹휴업 등을 단행한 배경은 복잡하다. 전국의 교대는 지난 1991년 이후 계속돼 온 총장직선제를 대학평가발표에 앞서 총장공모제로 전환하는 발빠른(?) 대응을 보였다. 총장공모제 문제가 이번 대학평가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됐던 것이 사실이다.

청주교대와 한국교원대는 지난 달 말 총장공모제를 의결했다. 한국교원대는 지난달 20일 전체 교수회의를 열어 총장공모제 도입을 압도적 찬성으로 결정했다. 총장공모제는 대학 내외부의 능력있는 인물을 총장으로 선출하기 위해 '임용추천위원회' 산하에 선발위원회를 구성, 총장 후보를 발굴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청주교대도 현 총장이 공모제 도입을 제안하고 지난달 21일 긴급 교수회의를 열어 이를 추인했다. 청주교대를 비롯한 전국의 8개 교대는 이날 교과부에서 총장공모제 도입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같이 전격적인 총장공모제 도입은 국립대 평가를 겨냥한 측면이 큰 것이 사실이다. 대학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교대는 인근 일반대와 통합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있다.

총장공모제 도입은 교과부의 정책을 받아들이는대신 통합문제등에 대해 교과부의 양보를 얻어내기위한 일종의 전략인 셈이다. 교대의 고민을 짐작케하는 부분이다.

◆"일반대와 통합은 절대안돼"

정부가 추진하고있는 일반대와의 통합은 교대가 안고있는 가장 큰 숙제다.

이에대해 청주교대를 비롯한 전국의 교대들은 일반대와 통합시키는 대학 선진화방안에 대해 분명한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청주교대 총학생회는 "교대를 일반대에 통합시키고, 또 법인화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초등교원을 양성하기 위한 교대를 일반대에 통합시키는 것은 초등교육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고 비난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대학 통합이라는 실적 때문에 학내 구성원의 충분한 논의 및 수렴 없이 추진된 공주교대, 공주대, 충남대의 통합도 이미 무산된 바 있다"며 "OECD 평균의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고등교육 국가 부담률을 가진 상황에서 추진하는 대학 통·폐합 및 법인화 정책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청주교대 총학생회는 "전국 교육대학생 대표자협의회가 지역별로 이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정부에 잘못된 정책의 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라고 정부의 정책에 대한 반대입장을 다시한번 분명히했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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