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전 도안신도시와 세종시 등에 입주와 분양이 잇따르면서 충청권 부동산거래가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대전지역에 일명 ‘먹튀’ 손님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부동산중개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입지 선정 이후 대전을 중심으로 토지와 상가, 아파트 등의 문의가 늘면서 거래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으려는 수요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화상담이나 인터넷 부동산 공유사이트에는 이 같은 ‘먹튀(먹고 튀기)’ 손님들로부터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부동산중개업소들이 정보 일부분만 공개를 하는 등 전체적인 정보를 꺼리고 있다.

업계는 정보만 캐낸 뒤 수수료는 내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힘에 부치는 데다 이에 대한 시비를 가리기 위한 소모전이 여간 힘든 게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지난달 말 대전 서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는 한 임차인이 식당 운영을 원한다며 입지조건이 비교적 괜찮은 상가를 문의해 왔다.

이 중개업소는 마침 보유한 물건 중에 마땅한 가게가 있어 건물주와 가격 조율을 하는 등 나름대로 성심성의껏 소개해 줬으나 위치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결국 계약을 하지 못했다.

며칠 후 중개업소는 다른 손님과 함께 이 가게 중개를 위해 찾았다가 문을 닫았던 식당이 영업을 하는 것을 보고 황당했다.

얼마 전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았던 임차인이 중개업소를 거치지 않고 건물주와 직접 계약을 체결한 뒤 영업을 시작했고 이에 대한 중개수수료는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A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상가 소개를 받은 뒤 건물주와 직접 계약하고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는 사례는 이미 업계에선 많은 사람이 경험했다”면서 “한 건의 중개를 위해서는 수십 번 방문하고 설명해야 간신히 거래가 이뤄지는 데 이를 악용하는 사람도 많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중개업소끼리 다른 중개업소의 물건을 몰래 중개한 뒤 ‘오리발’을 내미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선 중개업자들 간 불신의 장벽으로 갈등을 겪는 곳도 있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B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 부동산업소의 물건을 마치 자기 것인 양 중개를 하고 시치미 떼는 경우도 있다”며 “먹튀 손님에다 일부 비양심적인 중개업소들로 인해 기운이 빠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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