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충청권 의원 일부가 회기 중 해외에서 골프 등을 즐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회의원 외유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1월 국회 종료후 해외출장을 계획했던 충청권 의원들 일부가 일정을 아예 취소하는 등 해외활동을 줄이고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의 정상적인 외교활동 및 현안외교까지도 취소되면서 외교 결례가 발생할 우려도 낳고 있다.

12일 국회와 각 국회의원실 등에 따르면 민주당 노영민 의원(청주 흥덕을)과 양승조 의원(천안갑)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 9명이 지난 9일 밤 태국 방콕으로 골프와 휴식을 겸한 해외여행을 떠났다. 노 의원과 양 의원은 부부동반으로 여행을 떠나 13일 새벽 귀국할 예정이다. 국회 1월 임시회가 지난 9일 소집돼 회기가 이달 말까지로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회기 중 해외여행을 한 셈이다.

골프외유가 불거지면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공식 사과했고 정세균 당 대표는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오 국회의장도 “외유나 관광이라는 오해를 받는 국회의원의 해외여행에 대해서는 따끔한 질책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충청권 의원 중에는 지난 9일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대전 동구)이 국회 기획재정위의 공식출장으로 출국했는 데 임 의원은 이태리·터키 등을 방문하고 19일 귀국할 예정이다.

반면 민주당 이시종 의원(충주)은 같은날 국토해양위에서 공식적인 해외출장이 있었지만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대전 중구)와 같은당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 등은 공식적인 해외출장 계획을 전격 취소하는 등 의원외교 활동에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12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태국 골프 외유' 파문과 관련, "국회 내에서 우리 스스로를 바꾸는 일대 정풍운동 내지는 도덕적 재무장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뼈저리게 느낀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주요 당직자회의를 갖고 "민주당 의원들이 회기 중 태국에 외유를 가서 골프를 쳐 말썽이 되고 있다"며 "국제적으로 국가망신을 시킨 국회 난동사건에 이어 또 한 번 국민의 마음을 상하게 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회 사무처는 이날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통상 방문외교는 임시회와 정기회가 열리지 않는 1월, 3월, 5월, 7월에 주로 실시하고 있으며, 최소한 1~2개월 전부터 방문국과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쳐 방문기간 및 면담 등 주요 일정을 확정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다. 금년 1월에 추진하는 사업도 작년 11월부터 상대국과의 협의를 거쳐 이미 확정한 것”이라면서 “방문외교 일정을 상대국에서 납득할 만한 사유가 없이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상대국에 회복하기 어려운 외교적 결례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의원들의 외유 취소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서울=김종원 기자 kjw@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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