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병 좀 옮겨줘. 내가 1000원에 살게.”

최근 2학기 개학을 기점으로 학생들 사이에 유행성 눈병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눈병에 걸린 친구로부터 눈병을 옮겨 받는 이른바 ‘눈병 옮기기’가 충북 도내 학생들 사이에서 다시 유행하고 있다.

눈병에 걸리면 학교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점을 생각한 학생들이 위험한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눈병 옮기기는 최근 몇 년간 아폴로 눈병이 퍼질 당시 학교를 빠지기 위해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한 바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충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도내 초등학교 39곳과 중학교 12곳, 고교 9곳 등 60여 개 학교에서 유행각결막염 등 눈병이 번져 학생 800여 명이 치료를 받았다.

특히 유행성 눈병 확산속도는 2학기 개학을 기점으로 빨라져 최근 들어 하루 50~100여 명 넘게 환자자 증가하고 있고 상태가 심각한 학생은 등교중지와 격리수업 등을 받고 있다.

이처럼 유행성 눈병의 확산으로 교육 당국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는 눈병 옮기기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학교를 빠지기 위해 눈병을 옮겨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경우도 있다는 게 학생들의 설명이다.

눈병 전염을 막기 위해 눈병 환자를 등교중지 시키는 것이 일부에선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청주 시내 한 중학교 보건교사는 “아무리 많은 학생이 눈병에 걸려도 학교는 나와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주의를 줘도 말을 듣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눈병 걸린 학생이 많으면 수업을 안 한다’거나 ‘한 반에 일정 숫자의 감염자가 넘으면 휴교한다는 게 교육청 방침이라더라’ 등의 소문이 퍼지면서 일부에서 눈병 옮기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일선 학교에 주의를 주는 등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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