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공공부문 '인턴제'의 파열음이 곳곳에서 새어나오고 있다.

대전의 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정규직 직원과 비슷한 수의 인턴사원을 지정받아 인력사용 방안과 인건비 마련에 큰 부담을 느끼는가 하면 지역 일부 공공기관에는 지원자가 몰렸지만 낮은 급여 등을 이유로 합격 포기자가 속출해 추가 모집에 따른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인턴제 시행안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 직할기관 10개와 기초기술연구회 및 산하 출연연구기관 13개 등 총 24개 기관이 인턴 1774명을 채용해야 한다.

이 가운데 대덕연구개발특구에 배정된 인력은 15개 기관에 전체의 66%인 1167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KIST는 216명, 한국원자력연구원 172명, KAIST 166명, 한국표준과학연구원 128명, 한국항공우주연구원 123명,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107명 등 각 기관이 100명이 넘는 인턴인력을 ‘울며 겨자먹기’로 채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출연연은 여전히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 상황 속에 단기 인턴 채용이라는 덤이 더해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지금 당장 한자리 수도 아닌 대거 인력을 채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들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아무런 대책이 서 있지 않다”며 “인턴 인력을 뽑아 각자에 맡는 역할을 시킨다 할지라도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오는 부작용은 누가 책임지겠느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일반 행정기관에서도 인턴십 채용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충남도에 따르면 22개 분야에 68명을 모집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총 62명만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시는 18개 분야 가운데 전산 관련 자격증 소지자가 응시 가능한 행정지원분야에 24명 모집에 97명이 응시, 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등 총 85명 모집에 198명이 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충남지방경찰청도 각각 54명 모집에 216명, 99명 모집에 157명이 응시해 이달 초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표면적인 내용을 보면 정부의 지침대로 인턴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효성 여부에 대해서는 각 기관 모두 의문점을 나타내고 있다.

지자체의 경우 정부 지원예산이 총 인건비의 25% 안팎으로 한정돼 있어 인력 채용에 따른 추가 비용 마련에 큰 부담을 안고 있는가 하면 최종 합격자가 포기서를 제출해 추가 모집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고 있다.

또 일부 분야로 지원자가 몰리는 쏠림현상 때문에 각 기관은 미달 분야 추가 채용 계획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한 기관 관계자는 “모집대상이 대졸자임을 감안하면 임금수준이 낮고, 경력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중도 탈락하는 인턴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업무 성격에 따라 자격요건을 완화하고, 임금체계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등 보완책이 마련돼야 각종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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