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지방경찰청 김철문 수사2계장이 언론단체를 사칭해 전국 영세업체 수천 곳에서 수십억 원의 금품을 뜯은 사기단에 대한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속보=언론단체를 사칭해 충북 청원지역의 영세한 건설업체 등을 찾아다니며 공갈과 협박을 하고 광고와 DVD 등 물품 판매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사이비기자들이 있다는 본보 보도 이후, 해당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본보 6월 22일 자 3면 보도>

이들은 전국의 영세업체를 상대로 책자나 DVD 등을 강제로 판매해 수십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충북지방경찰청은 29일 언론단체를 사칭하며 건설업체 등 전국의 기업체를 상대로 금품을 뜯은 강모(49) 씨 등 6명에 대해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달아난 이모(52) 씨 등 2명의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4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에 언론단체를 사칭한 ‘○○기자연대’라는 사무실을 차려놓고 전국의 영세 기업체 6000여 곳에 책자와 DVD 등을 판매해 27억 6000여만 원을 챙긴 혐의다. 이들이 판 책자와 DVD는 문화체육관광부나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조차 거치지 않은 제품으로 이들이 소속된 ○○기자연대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자신들을 기존 언론단체와는 다른 전·현직 기자와 시민기자가 참여해 각종 사회문제에 소통을 취지로 만든 단체라고 소개하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인터넷과 지역신문 등을 통해 입수한 기업체 현황을 가지고 무차별적으로 전화를 걸어 “업체의 비산먼지(날림먼지) 발생을 기사화 하겠다”며 협박은 물론, “기자의 날 행사를 하는데 경비가 없어 DVD를 판매하고 있다”거나 “나중에 회사에 어려운 일이 있으면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등의 수법으로 책자와 DVD 등을 강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아프가니스탄에 취재를 간 기자가 불의의 사고로 죽어 그 유가족을 도와야 한다”는 등의 수법으로도 돈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에게 DVD 등을 구매한 업체 중에는 2009년부터 2년 동안 무려 1600만 원의 책자와 DVD를 산 곳도 있었고 피해업체들은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과 유사한 사기 단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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