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출연기관인 충북발전연구원의 원장과 핵심간부들이 중국 산업발전 현황을 살펴본다며 해외출장을 다녀왔지만 일정이 관광에 치우치면서 ‘외유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신설된 인사규정을 놓고 연구위원들이 강력 반발하는데다 특정위원의 연구결과 표절의혹으로 구성원간 반목이 생기는 등 내부가 술렁이는데, 원장 등이 내분해결은 뒷전인 채 외유에 나선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난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충북발전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취임한 정낙형 원장과 연구원 기획조정실장, 과장 등 3명은 지난 18일부터 25일까지 7박8일 일정으로 중국 산업발전 현황을 둘러보는 연수를 다녀왔다. 연수비용은 연구원측이 공개를 회피했으나, 과거 해외연수를 고려할 때 1인당 수백만 원이 소요됐으며 연구원 운영비나 과제비용에서 충당됐다고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연수에는 전국 시도연구원도 함께 참여했으며, 대전은 책임연구원, 충남은 기획실장과 행정실 직원, 경남·전남·제주·울산은 원장과 연구원이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시도의 경우 원장 혼자 내지 담당분야 연구원 등 1~2명이 다녀왔거나 인천과 강원, 전북, 대구·경북은 행정공백을 우려한다는 이유로 1명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출발 전 작성된 일정표를 보면 시찰보다는 관광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연수 2일째 량강신구와 포스코·한국타이어를 방문한 뒤 오후에는 아령공원 등 문화탐방, 조천문부두 야경, 양강유람선 승선이 진행됐고, 4일째는 사천성사회과학원을 둘러보고 곧바로 두보초당 등을 관광하고 천극(변검쇼)을 관람했다.

6일째는 양산항과 자죽고신기술산업개발구를 방문한 뒤 황포강 유람선을 타고 외탄 야경을 감상했으며, 귀국 전날에는 마사지를 받은 것으로 일정표에 적시됐다. 연구원장의 연수를 놓고 외유성 논란이 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초에는 연구협약이 맺어진 제주발전연구원과의 워크숍 때 전임 원장과 연구원 등 10명이 3박4일 일정으로 다녀오면서 원장 여비서까지 대동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9년 3월에는 ‘태생국가산업단지 기본구상 및 타당성 연구’라는 충북도 발주 연구과제를 위한 벤치마킹차원에서 전임 원장과 기획조정실장, 전 충북도 고위직 인사 등이 덴마크와 독일을 다녀왔다. 당시 연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원장이 연수를 다녀온데다, 기한내 용역과제를 이행하지 못한 탓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었다.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연구원 행정은 도외시한 채 경영진이 국내외 출장을 남발하는 것이 아무런 꺼리김도 없이 관행화된지 이미 오래됐다”며 “연구원의 방만한 외유성 출장 등에 대해 지금이라도 충북도가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 원장은 취임 후 일방적으로 '3진아웃제'와 '비정규직 전임연구원제' 등을 신설하고 연구성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연구위원 3명에게 임용 재계약 불가 통보를 내렸지만, 위원들은 평가방법자체가 객관적이지 못하다며 조만간 노동위에 제소키로 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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