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충북지역 8석 중 청주권과 중부4군 5석을 차지하고 있다. 내년 총선 전략은 견고한 기반에다 최근 전국적으로 민주당 지지도가 높아지는 점을 고려해 현재 구도를 유지하면서 북부권과 남부3군에서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현역 중심으로 구도를 설정할 민주당은 현재로선 청주상당의 홍재형 의원, 청주흥덕갑의 오제세 의원, 청주흥덕을의 노영민 의원, 청원군의 변재일 의원, 중부4군의 정범구 의원의 공천이 유력시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충주에서는 박상규 당협위원장이, 제천·단양에서는 서재관 전 의원과 이근규 한국청소년 운동연합 총재가 출마의사를 보였다. 보은·옥천·영동에서는 자유선진당 이용희 의원의 아들 재한 씨가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빅매치가 예고되는 충북 정치 1번지 청주상당구에서 홍 의원은 3선까지 오는 과정에서 지역구를 탄탄히 다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70세 중반의 고령의 나이는 큰 ‘핸디캡’으로 작용하고 있다. 4선에 도전하기 위해선 탄탄히 다진 지역구에 반해 고령의 나이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당선을 좌우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경쟁후보인 정우택 전 충북지사가 50대 후반인 데다, 2선 국회의원과 해양수산부장관, 도지사 등을 역임하면서 중앙정치 무대에서의 역량 등 중량감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점도 홍 의원으로서는 적잖은 부담감이 되고 있다.

3선의 고지를 노리고 있는 청주흥덕갑의 오제세 의원도 탄탄한 인지도를 갖추고 있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국회의원으로서 국정을 감시해야하는 의정활동보다는 지나치게 지역구 관리에 신경쓰는 행보를 이어오면서 유권자들로부터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일부 지방의원들마저도 “시의원이 참석할만한 행사까지 일일이 다 챙길 정도다”라는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점은 오 의원이 간과해선 안될 부분 중 하나다.

청주 흥덕을 노영민 의원의 경우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국정감시기능이란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해오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지역구 관리에도 게으르지 않으며 야당 의원으로서 대정부 견제에 목청을 높여 지역 오피니언그룹으로 부터 ‘국회의원이 할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뚜렷한 캐릭터가 없어 여당 예비후보들이 노 의원 지역구를 노렸던 때와 사뭇다른 분위기다.

‘독주체제’를 지켜온 청원군 선거구의 변재일 의원은 세종시 부용면 8개리 편입, 과학벨트 '충북 실리론' 외면 등 지역현안과 관련해 부정적 시각이 높아지면서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는 여론이 높다.

한나라당의 강세가 예상되는 충주, 제천·단양의 경우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경쟁력 있는 인물 고르기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내달 26일 치러지는 충주시장 재선거가 내년 총선의 민심의 향로를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다 보니 필승을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남부3군은 변수가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총선시 민주당에서 공천배제 대상이 되자 탈당후 자유선진당으로 말을 갈아타 국회입성에 성공한 이용희 의원이 총선불출마를 선언했다. 대신 둘째아들 재한 씨(전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가 민주당 입당 후 총선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지도가 낮은 데다, 부자간 지역구 물려주기 형태의 구도설정으로 비쳐지면서 ‘정치세습’이라는 부정적 여론이 높아져 승패여부는 전혀 가늠할 수 없다.

당내 일부에서는 이같은 여론악화 가능성과 이용희 의원의 탈당전력 등을 문제삼아 제3의 인물을 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충북의 여당’으로 자리잡긴 했지만, 내년 총선에서의 현역 지지도가 급감하는 점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내년 총선에서 현재 거주하는 지역의 국회의원을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사람이 61.4%이었으며, 충북은 무려 63.5%가 현역 교체를 원해 16개 시도 중 대전(78.0%), 충남(70.5%), 부산(66.8%)에 이어 4번째로 높았다.

지역정가의 한 인사는 “일부 의원들이 경로당이나 찾아 낮은 자세로 노인들을 현혹하고 마을 안길포장까지 자신의 치적으로 홍보하는 등 할 일을 분별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은 정치행보를 보인 탓에 충북 유권자의 절반이 넘게 현역교체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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