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오늘부터 다음달 30일까지 40일간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열린다. 7회째를 맞는 이번 비엔날레가 각별한 건 비엔날레의 주제 '유용지물(有用之物)'이 암시하듯 버려진 공장을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한 발상의 전환 때문 아닌가 싶다. 세계 60여국에서 3200명의 작가가 참여한다니 공예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비엔날레가 될 게 분명하다. 비엔날레의 성공 개최에 시민들의 역량을 모아야겠다.

청주연초제조창은 지난 1946년 설립된 유서 깊은 건물이다. 지역에 남아있는 이런 건물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한창때는 2000여명의 근로자가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고 일본 등 17개국으로 수출까지 하는 효자기업이었다. 월급날이면 공장 앞 상가가 흥청 됐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2004년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연초제조창은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5만3000㎥부지에 8만4000㎥나 되는 콘크리트 건물이 먼지만 쌓인 흉물로 방치된 것이다.

쓸모없는 이 공장건물이 비엔날레 장소로 다시 태어난 건 퍽 의미 있는 일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전시장을 짓는 대신 용도폐기 된 건물을 재활용한다는 아이디어는 참신하다. 곳곳이 낡고 페인트는 벗겨졌지만 담배공장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건물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는 세심함을 보여줬다. 공장 건물에 문화의 옷을 입히는 이른바 아트팩토리(Art Factory)는 국내 첫 시도다.

물론 비엔날레를 처음 접하는 관람객은 다소 생소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보아왔던 번듯한 건물이나 주변 공간과는 차이가 있는 까닭이다. 이번 비엔날레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건 그래서다. 하지만 아트팩토리는 이제 세계적 추세다. 화력발전소가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영국의 테이트모던, 전선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민 핀란드의 카펠리,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꾸민 프랑스 오르세미술관을 우리는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비엔날레가 끝난 뒤 연초제조창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또 다른 숙제다.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건 예술인들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당장은 비엔날레의 성공적 개최가 목적이나, 활용방안을 마냥 내팽겨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청주시와 각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면 좋은 대안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