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장님은 잠깐 밑에 내려 가셨구요, 과장님은 글쎄요? 어디 가셨는지 모르겠네요.”

대전시가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집중근무 시간제’를 19일부터 전격 도입했지만 정작 운영의 내실을 유도해야 할 간부급 공무원들의 근무태도는 여전히 느슨해 제도 도입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시는 하루 일과 중 집중력이 가장 높은 시간인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를 집중근무 시간으로 정하고, 부서장 책임 하에 자율적인 운영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이 시간대에는 직원들의 회의를 포함해 긴급업무 외 출장과 사적인 전화·인터넷 사용을 금지하고, 자리를 비우지 않는 등 기본적인 준수 매뉴얼을 만들어 전 직원들에게 통보했다.

그러나 시행 첫 날인 이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집중 근무시간에 맞춰 각 실·국을 취재차 방문한 결과, 일부 부서를 제외하면 대부분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아직까지 이 제도를 숙지하지 못한 공직자들이 태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집중근무 시간제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서는 사무관 이상 간부급 공무원들의 솔선수범이 주요한 과제이지만 특정 부서의 경우 과장이 특정한 사유도 없이 공석이거나 담당 직원의 부재조차 인지하지 못한 계장급들도 적지 않았다.

또 사적인 용도로 인터넷을 검색하는 관행도 여전한데다 정치나 연예, 주가동향 등 자신의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분야의 검색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공무원은 “인터넷 로그인 기록을 공개하거나 개인적 용도로 자리를 비우는 직원들에 대한 지휘·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하지만 아직도 만연한 온정주의로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근무시간에 예고도 없이 방문하는 잡상인들과 영업사원들로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졌고, 이는 결국 야간 근무나 휴일 근무로 이어지고 있어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며 “집중 근무시간에도 민원처리는 정상적으로 하되, 불필요한 시간적 낭비요소를 줄여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자는 취지 아래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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