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출하시기를 맞은 사과와 배 등 과수농가가 공급량 증가와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급락에 울상을 짓고 있다.

얼마전까지 고공행진을 벌이던 사과와 배 가격이 추석을 즈음해 일조량이 확보되면서 출하물량이 쏟아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을철 최대 과일 수요기인 추석마저 이미 지난 상황에서 이렇다할 수요가 없어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19일 농수산물유통공사 농산물가격정보에 따르면 대전지역 사과(홍로 10개) 가격은 2만 원으로 추석 직전(25000원)보다 5000원 하락했다.

1년전 가격(3만 2750원)과 비교하면 무려 1만 2000원 이상이 하락한 셈이다.

배(신고 10개) 가격 역시 3만 3565원으로 닷새전(3만 5000원)보다 1500원 가량 하락했고 추석전(4만 4000원)과 비교하면 무려 9000가량이 급락했다.

사과와 배 가격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일조량 부족과 태풍 낙과피해 등의 영향으로 공급물량이 줄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추석을 즈음해 일조량이 확보되면서 공급물량이 늘기 시작했고 이후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되면서 공급물량이 쏟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급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10일 가량 일찍 찾아오면서 추석 당시 사과와 배 수요를 복숭아와 포도 등이 대신한 점도 사과와 배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체과일로 인해 공급물량이 제대로 소진되지 않으면서 재고가 쌓인데다 최근 물량이 쏟아지면서 가격 하락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처럼 과일값은 하락하고 소비는 줄어드는 이중고가 계속되면서 생산 과수농가 뿐만 아니라 소매점들도 걱정이 커지고 있다.

추석 당시 비싼 가격에 확보했던 물량이 재고로 남아있지만 가격이 하락해 본전을 건지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과일의 경우 현실적으로 장기보관이 어려워 손해를 보더라도 낮은 가격에 판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역 한 과수농가는 “올해 과일값이 좋을 거란 전망에 기대가 컸었는데 명절 전에는 가격이 비싸다는 선입견 때문에 오히려 피해를 봤다”며 “추석 이후에는 물량이 한꺼번에 출하되면서 또다시 가격 폭락 조짐을 보이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은 떨어지고 소비는 줄어 소득은 고사하고 내년 농사자금이나 제대로 마련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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