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으로 정전이 일어난 15일 대전 서구 둔산동 둔산경찰서 앞 네거리 신호등이 정전으로 꺼지자 경찰들이 수신호로 교통통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늦더위로 인해 전력수요가 급증하자 KEPCO(한국전력)가 전기 공급을 중단시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15일 KEPCO 충북본부는 "정부의 전력수급 부하조정 지시에 따라 도내 일부 권역에 대해 오후 3시 2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배전선로에 대한 부하조정에 들어갔다"며 "이에 따라 비상시 전력수급 차단 1순위인 40개 선로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KEPCO의 전력 차단으로 청주, 충주, 제천, 음성, 진천 등 도내 곳곳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시민 불편과 산업체 피해

KEPCO가 전력을 차단하면서 청주시내 곳곳에서는 교통신호등이 작동되지 않아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는가 하면 PC방에서는 개점휴업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KEPCO에서 사전 연락을 하지 않고 전력공급을 중단시켜 일부 공장에서는 가동 중이던 생산라인이 멈추면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청주산업단지의 경우 오후 5시 30분 현재 15개 업체에서 피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오창과학산업단지에서도 1개 업체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하이닉스와 LG계열사들은 정상적으로 전기를 공급받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오창산단 관계자는 "갑작스런 정전으로 인해 제품 생산이 중단돼 반제품을 모두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아직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청주산단 관계자도 "268개 입주업체 중 15개 업체가 피해를 당했으나 아직 피해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며 "산단 관리사무실도 정전돼 피해 파악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전기 공급 중단에 대해 사전에 연락을 받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또 오후 4시 30분경 증평지역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춘 바람에 갇혔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청주와 충주 등 아파트·건물 엘리베이터 사고 신고가 10여 건 이어졌다.

농협 등 금융기관에서도 정전이 발생했으나 대부분 마감시간인 오후 4시 이후에 발생했고 자가 발전기를 갖추고 있어 고객들의 불편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금인출기 등 무인장비의 작동이 중단돼 이용객들로부터 불만이 일었다. 청주시내 대형할인매장인 농협물류센터는 판매계산시스템인 포스가 모두 다운됐으나 즉시 자가 발전기를 가동해 피해를 막았다.

◆왜 전력 공급 차단했나

KEPCO가 단계적으로 전력공급을 차단한 것은 전력최대전력수요의 초과로 전력예비율이 급격히 떨어진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때 아닌 늦더위로 인해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력 예비율이 5%이하로 떨어지자 정부에서 전력수급 부하조정을 지시했고 이에 따라 KEPCO에서 전력공급을 단계적으로 제어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KEPCO가 전력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고 정비에 들어가 가동을 중단시킨 발전소가 많아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KEPCO 충북본부 관계자는 "전력 수요가 급증했으나 공급능력이 부족해 배전선로별 부하조정을 시행하게 됐다"며 "부하 조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전기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규철 기자 qc2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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