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청주시가 중앙로 차없는 거리에 1000만 원을 호가하는 150년 이상의 소나무를 식재하자 주변조화와 식생조건 등을 고려치 않은 혈세낭비 지적을 받고 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청주시가 중앙로 차없는 거리를 지역명소로 변모시킨다는 목적으로 멀쩡한 길을 조성 4년 만에 재시공하는가 하면 주변조화와 식생조건 등은 고려치 않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수령 150년 이상의 소나무를 식재키로 해 예산낭비 지적을 받고 있다.

15일 청주시에 따르면 녹색도심 조성 및 상권 활성화를 위해 성안길~중앙로 600m 구간에 대해 총사업비 30억 원(국비 15억 원, 시비 15억 원)을 들여 '차없는 걷고싶은 거리 조성사업'을 추진중이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중앙로의 성안길 입구~중앙시장 200여m 구간에는 수로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이 구간은 이미 지난 2007년 17억 원을 들여 광장거리, 바닥분수, 장식열주 등을 설치했던 곳으로 멀쩡한 거리를 뜯어 또다시 수로 공사를 하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특히 최근엔 수로 옆에 경관수로 수령 150년 이상의 소나무(적송) 15그루를 심기로 하고, 현재 3그루의 식재를 마치자 뒷말이 무성하다. 소나무 한 그루의 가격이 1000여만 원(운반비·식재비 포함)을 호가하다보니 2억 원에 가까운 비용을 들여가며 대형 소나무를 시내 한복판에 심어야 하는 필요성이 의문시 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원지역을 제외한 사람들의 통행이 많은 도심지역에는 3~4m의 조경수를 심는 반면 해당 소나무는 크기가 15~18m로 4~5층 건물 높이에 달해 주변경관과도 부조화를 이룬다는 평이다. 또한 이식 과정에서 식생조건을 맞춰주기 위해 가지치기를 하다보니 현재 소나무의 형태는 상부 일부분을 제외하곤 마치 '전봇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웅장한 높이 때문에 주위의 이목을 끄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나 지역명소가 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 관계자는 "일조량, 배수관리, 공기소통 등 조건만 맞춰주면 도심 한복판이라도 식생에 문제는 없겠지만 150년 이상된 침엽수의 경우 성장이 더뎌 원상태 복원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일부 회복도 십수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는 저탄소 녹색도시를 내세우며 물길 조성을 통해 여름철 도심의 열섬현상을 완화하고, 지역명소화로 침체된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국토해양부가 공모한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시범사업'이 선정돼 15억 원의 국비가 배정됐기 때문에 성안길과 연계해 중앙로 일대에만 예산이 투입할 수밖에 없다며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하지만 실효성 뿐만 아니라 명분도 부족한 전형적 혈세낭비 사례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인근 상인들조차 전형적인 혈세낭비라며 정부와 청주시를 강력 비난하고 있다.

중앙로 한 상인은 "우리 지역의 상권 활성화를 위한다는 것은 고마운 얘기지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멀쩡한 길을 뜯고, 수천만 원의 소나무를 심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며 "특히 수로와 소나무가 사람들 이목은 끌겠지만 매출 증가로 과연 이어질지도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한 지역인사는 "국비 15억 원을 지원받아 하는 사업이라 하는데 국비는 국민이 낸 세금 아니냐"며 "시의 주먹구구식 전시행정에 혈세만 낭비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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