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박사과정 학생이 대만국립교통대학 소속 교수의 논문을 표절해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가 들통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단순 표절이 아닌 해당 대만 교수의 논문 평가를 위탁받아 심사하는 과정에서 이를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KAIST에 따르면 IT분야 박사과정인 A 씨가 지난 2009년 12월과 지난해 4월 국제학술지에 게재했거나 게재승인을 받은 논문 2편이 대만의 한 대학교수 논문을 표절한 사실이 밝혀졌다.

KAIST는 최근 대만의 교수가 표절 의혹을 제기해 오자 자체 조사에 착수, A씨의 논문 내용 대부분이 대만 교수의 논문과 일치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결과 지난 2007년 7월 IT 분야 국제학술지측은 이 학술지 논문 심사위원인 KAIST소속 B 교수에게 대만 국립교통대학 C 교수의 논문 평가를 요청했다.

당시 B 교수는 대만 C 교수의 논문 주제가 박사과정인 A 씨가 평가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A 씨에게 자신의 이메일 계정 아이디를 알려주고 평가하도록 했다.

이에 A 씨는 이메일 주소를 본인 것으로 변경한 후 대만 C 교수의 논문에 대해 모든 평가 항목에서 0점을 주고 ‘게재반대(Reject)’의견을 제출했다.

같은 해 12월 A 씨는 이 논문을 표절한 뒤 지도교수인 B 교수와 공저자로 국제학술지에 제출했다.

A 씨는 이듬해 4월 이 논문을 요약해 다시 학회에 제출했고, 논문 제출 사실은 알게 된 B 교수는 논문에 자신이 기여한 것이 없다며 A 씨를 단독 저자로 발표하게 했다.

KAIST는 표절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해당 국제학술지에 이미 게재된 논문을 삭제와 게재 승인된 논문의 게재계획 최소를 요청했다.

또 이 사실을 학생상벌위원회와 교원인사위원회에 통보하고, 징벌조치가 내려지면 그 결과를 대만 교수 등에 알리고 사과문도 보낼 예정이다.

한편 지난 2004년에는 세계 저명 학술지 네이처가 KAIST 출신의 한 박사의 학술지 게재논문 8건이 다른 논문을 표절했다고 공개해 국제적 망신을 산 바 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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