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0월 말 결혼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A(31·대전 중구) 씨는 예비신부와 상의 끝에 가전제품 구매비용을 줄이기로 했다. 전세집을 마련하는데 예상보다 많은 비용이 지출되면서 움직일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A 씨는 냉장고와 텔레비전을 한 등급씩 낮추고 김치냉장고 구입은 당분간 미룰 계획이다.

#2. 내달 이사를 앞두고 있는 주부 B(37·대전 대덕구) 씨는 텔레비전과 김치냉장고를 신형으로 교체할 계획이었지만 우선 텔레비전만 구입키로 했다. B 씨는 인터넷 최저가 상품과 전시상품 등을 알아봤지만 추석 명절 지출 등으로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아 결국 김치냉장고 교체는 미루기로 했다.

이사와 혼수 등으로 수요가 몰리는 가전업계 대목에도 불구하고 지역유통업체들은 매출 부진에 울상을 짓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진 고물가의 영향과 아파트 전세 및 매매가 급등, 은행권 대출강화 등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를 꺼리거나 한 단계 낮은 등급으로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지역 가전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사철 및 혼수시즌을 맞고 있지만 매출이 제자리 걸음을 하며 ‘가을특수’라는 말을 무색케하고 있다.

일부 매장의 경우 오히려 이사와 혼수 수요가 전년 동기대비 10~15% 가량 감소하면서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가전유통업계는 앞다퉈 각종 패키지 상품과 특판행사를 마련하며 매출 올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평시 매출 수준을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일부 매장의 경우 김치냉장고 매출이 전년 대비 40%까지 감소하는 등 매출이 급감하고 있으며 냉장고와 세탁기 등도 20~30% 감소를 보이고 있다.

또 매출 효자 노릇을 하던 신혼부부들이 최신모델 대신 구모델을 선택하는 등 패키지 등급을 낮추는 소비경향을 보이면서 전체적인 매출 부진을 견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자랜드 둔산점 관계자는 “이사철과 혼수시즌을 맞아 특수를 기대했는데 오히려 매출이 전년보다 많이 빠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10월 이후 대규모 아파트 신규 입주가 시작되면 부진했던 매출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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