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재선거라니, 도대체 선거를 1년에 몇 번씩 치러야 하는 겁입니까.”

15일 오전 11시 서산동부시장. 선거법 위반으로 유상곤 전 서산시장이 낙마하면서 오는 10월 26일 재선거가 치러지는 서산지역 재래시장의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듯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서산동부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A씨는 “이번 서산시장이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아 재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이 때문에 지역 이미지만 또 다시 땅에 떨어지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재선거로 행정력 공백 사태는 물론 지역 상인들까지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먹고살 걱정하기도 바쁜데 안 좋은 소식만 들려오니 서산에 사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특히 잇따른 선거로 지역 정치는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면서 민심도 흉흉해질 대로 흉흉해졌다.

서산에서 어업에 종사한다는 B 씨도 “도대체 재선거 탓에 혈세가 얼마나 낭비되는 것이냐”고 반문한 뒤 “선거가 서민들의 발목을 잡으면서 지역발전이 정체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주머니에서 출마자 명함을 잔뜩 꺼내 들고는 “이것 봐라. 하루에도 수십 개의 똑같은 명함을 받는다”며 “선거는 하겠지만 이런 일이 서산에서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후 2시 서산시청. 조용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행정 공백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와 함께 부군수 권한대행체제가 시행되면서 굵직한 지역 현안 사업은 ‘올스톱’ 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벌써 출마 예상자들의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면서 공무원들의 줄타기 현상은 물론 민심마저 분열되지 않을까 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서산시청 공무원 C 씨는 “수장이 없다 보니 업무상 공백이 생기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부 공무원들은 유력한 후보를 거론하며 줄타기 준비 자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공무원 D 씨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시청은 물론 지역사회가 어수선하다. 하루빨리 안정을 찾기를 기대한다”며 “타 지역이나 도에서도 서산을 바라보는 눈초리가 곱지만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무엇보다 서산은 한반도 서부 중심부에 있어 유리한 지역 발전 요소를 갖추고 있지만, 이번 재선거로 인해 ‘바닥 민심’은 더욱 곤두박질쳤다.

이 가운데 재선거로 인해 발생되는 모든 경비는 자치단체의 세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지역민들의 얼굴은 어둡게 드리워졌다.

서산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서산시장과 충남도의원(서산2) 선거에 각각 10억 3000만 원(후보 보전비용 제외)과 1억 3000만 원이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결국 서산은 이번 재선거로 인해 또 한 번의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어, 하루빨리 지역 민심을 쓸어 담을 대응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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