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산업의 한 축을 담당했던 LG전자 휴대폰 생산라인 청주공장이 평택으로 이전 함에 따라 향후 지역경제에 적잖은 파장이 일 전망이다. 특히 이번 LG전자 휴대폰 생산라인 청주공장의 평택 이전은 고용창출은 물론 도내 일부 대기업 사업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충북의 기업지원·관리에 대한 정책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용창출을 통한 지역 경제활성화를 내세우며 기업유치에만 급급했던 현 시스템을 벗어나 입주 기업들에 대한 각종 세제지원 등 기업체들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수반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LG전자 청주공장 휴대폰 생산라인 평택이전

14일 충북도와 LG전자 청주공장에 따르면 청주산업단지 내 LG전자 휴대폰 생산라인 청주공장은 생산능률 향상을 위해 오는 10월 말 평택 공장과 통합을 지난 6일 전격 결정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휴대폰 생산라인 이전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한편 청주공장 정규직 직원 230명을 제외한 협력업체 직원 400여 명에 지난달 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와 관련 지난 6일 도와 LG전자, 고용노동부 청주지청, 시 관계자 등이 400명에 달하는 실직자들에 대한 각종 지원방안을 마련키 위한 대책회의를 열고, LG전자는 해직자들에게 당초 계약기간 불이행에 따른 위로금을 지원하고, LG계열사 우선 재취업을 지원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LG전자의 평택으로의 이전은 비단 400명의 해직자들에 대한 생계안정에 대한 문제뿐만 아니라 지역 내 대기업들의 역외이탈이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가 일고 있다.

◆발 빠르게 뛰는 지자체 '대어' 낚는다

전국의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에서는 '기업체 모시기'경쟁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일단 대기업을 유치하게 되면 지역 내 고용창출과 전반적인 지역 경제에 큰 이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각 지자체에서 이들 대기업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지원혜택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LG전자 휴대폰생산라인 청주공장의 이전이 확정된 평택시의 경우 직접 기업을 찾아 나서는 지역 홍보활동뿐 아니라 기존에 입주해 있는 삼성과 LG 등 대기업 입주지원팀을 청사 내 별도로 구성, 이들의 기업 활동 전반에 걸친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시와 도, 지역 국회의원들까지 앞장 서 지역 내 입주기업들의 각종 세제혜택을 비롯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여건 조성을 위해 정부 고위관계자와 접촉하는 등 지역 발전을 위해 공조하고 있다. 게다가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특별지원법으로 공장을 신·증설하는데 수도권에 비해 규제를 덜 받는 것도 큰 장점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있다. 평택시 관계자는 "평택이 대기업들의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수도권과 근접한 지리적 이점과 함께 기업인들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각 기관의 노력이 빛을 보고 있는 것"이라며 "행정기관에서는 산단 지원에 관한 특례법에 명시화된 세제혜택 등이 보다 많은 기업들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다각도에서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 입주기업 체계적 지원 이뤄져야

지난 2005년 LG전자는 이미 휴대폰 생산라인 청주공장과 구미공장을 평택으로 이전해 대규모 생산기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모든 기업체가 추구하는 공동의 목표가 그렇듯 이익창출을 위해 전략적으로 기업하기 더 나은 환경을 찾는 것에는 어떤 책임도 물을 수 없다. 그러나 대기업을 한 곳도 유치하지 못한 타 시도와 달리 LG라는 국내 일류 기업을 유치했음에도 그동안 안이한 대처로만 일관해왔던 충북도와 청주시의 기업관리 능력 부재가 여실히 드러났다.민선 5기 들어 도는 국내·외 투자유치 목표를 20조 원으로 정하고, 올 한해 5조 원의 투자유치를 목표로 내걸었다. 기업유치를 위한 각종 홍보와 지원활동 등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기존 입주기업들에 대한 지원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입주기업 지원은 중소기업에 대한 도와 지차체의 정책자금 지원·알선이 고작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기업의 지역사회 역할만을 강조하며 어떤 혜택하나 없이 무조건적인 희생만 바라는 것은 이치에 맞질 않는다. 비단 이번 LG전자 휴대폰 생산라인 평택공장 이전을 시작으로 다른 역량 있는 도내 기업들의 역외이탈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LG전자 휴대폰 생산라인 평택이전이 지난 2005년부터 불거져 나왔던 이야기라면 행정기관에서는 이미 대비책이 세워져 있었어야 했다"며 "해직자 처우 문제를 얘기하기 전에 평택 이전을 막을 수 없었다고 한다면 LG전자 생산라인 이전 후 투자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 안은 이미 마쳤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충북도 관계자는 "이익창출이 목적인 기업에서 조건에 맞는 곳을 찾아 공장을 이전하는 데 어떻게 막을 수 있겠냐"며 "이미 2005년 LG전자 이전은 사실화 됐었고 향후 해직자 문제와 투자방안에 대한 절차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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