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은 당뇨병성 망막증과 황반변성 등과 함께 성인 실명 질환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녹내장은 전 세계적으로 실명원인의 20%를 차지하며, 40대 이상 실명의 주원인으로 꼽힐 만큼 위험한 질환이다. 건양대병원 안과 진선영 교수의 도움말로 녹내장에 대해 알아본다.

◆녹내장은

녹내장은 고전적인 정의로는 ‘안압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되고 그에 따라 시야가 좁아지는 병’이다. 최근에는 시신경병증이라고 해서 ‘망막을 구성하는 신경절 세포와 축삭이 점진적으로 소실돼 그에 따라 특징적인 시야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규정된다. 신경절세포 이상과 시야 장애에 가장 명확하고 중요한 위험 인자는 바로 안압이다. 또 시신경 혈류 감소, 신경 전달 물질 차단 등도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러한 요인은 결국 시신경절 세포의 괴사나 세포 자살 등의 과정을 통해 시신경절세포의 소실도 가져온다.

녹내장은 특정 연령대와는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생빈도도 증가한다. 대부분 주로 40세 이상에서 발생위험이 커져 80대에 이르러서는 10%가 녹내장이 발견된다. 녹내장 발생의 위험인자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고++안압이고, 가족 중에 녹내장을 앓고 있거나 고도근시,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 등 심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등이다.

◆녹내장 종류와 증상은

△개방각 녹내장

안압이 높고 특징적인 녹내장성 시야 변화와 시신경 손상이 나타나지만 방수유출로가 열려 있고 안압 상승의 원인이 될 만한 뚜렷한 안과적 또는 전신적 이상이 없는 녹내장이다. 자각 증세가 없이 진행돼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폐쇄각 녹내장

방수유출로가 갑자기 막혀 안압이 급속도로 오르고 눈의 통증과 두통, 충혈과 시력저하, 메스꺼움, 구역질과 같은 증상이 급성으로 발생해 응급조치가 필요한 녹내장이다.

△속발성 녹내장

눈을 다쳤거나 홍채염과 같은 염증, 오래된 백내장 및 당뇨병 등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녹내장이다.

△정상안압 녹내장

안압이 정상인데도 시신경이 손상돼 별다른 증상 없이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과 시야 손상이 진행되는 녹내장이다.

◆진단은

△안압 검사

안압의 정상치는 10-21mmHg이다. 안압이 30mmHg 이상일 때 25%의 녹내장 유병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안압이 높으면 높을수록 녹내장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그러나 안압이 정상인 경우에도 시신경에 장애가 올 수 있고, 안압이 높아도 시신경에 아무 변화가 없는 경우도 있어 안압만으로 녹내장을 진단할 수는 없다.

△시신경유두검사 및 망막신경섬유층검사

녹내장이 발생해 병이 진행되면 시신경유두의 특징적인 함몰 변화와 시신경을 이루는 망막신경섬유층에 결손이 나타난다. 이러한 형태의 변화가 기능의 변화에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초기 녹내장에서 중요한 검사다. 또 검사장비를 통해서 이러한 변화를 형태학적으로 데이터로 분석해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어 현재 녹내장 기본 검사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조기 진단에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전방각경검사

특수렌즈를 대고 안압을 형성하는 방수의 유출로를 형태학적으로 검사하는 것으로 녹내장의 종류 및 치료방법 결정에 도움을 주는 검사법이다.

△시야검사

물체를 볼 수 있는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를 검사하는 것으로 시신경의 기능적 변화를 알 수 있다. 녹내장의 시신경 장애는 초기에 시력에는 크게 영향이 없고 시야에 변화를 나타내므로 중심 시력이 1.0 정도로 좋은 사람도 녹내장 환자일 수 있다.

◆치료는

한번 손상된 신경은 회복시킬 수 없다. 그러나 병의 발견과 치료 시기가 빠를수록 예후가 좋다. 치료의 목적은 시신경 손상의 속도를 줄여 시야 및 시력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안압을 조절하고 혈액순환을 관리하는 것이다. 시신경이 더 손상 받지 않고 시야 변화가 크게 진행하지 않을 정도의 안압으로 조절하고 이 적정 안압을 찾아 관리해야 한다. 아무리 안압이 낮더라도 시신경이 계속 손상 받고 시야 장애가 진행한다면 그 안압은 그 환자에게는 높은 안압이라 하겠다.

안압을 떨어뜨리는 방법으로는 크게 약물요법과 레이저 요법, 그리고 수술요법이 있다.

약물적 치료는 대부분 녹내장 환자의 첫 번째 치료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약물들이 나와 있고, 현재도 개발 중이다. 방수의 배출을 증가시키거나, 방수의 생성을 억제해 안압을 하강시킨다. 최근에는 시신경 섬유의 손상을 억제하는 효과와 혈류를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는 약물들도 나오고 있다. 급성녹내장은 주변부 레이저 홍채 절개술을 기본으로 레이저 홍채 성형술도 시술된다. 레이저 치료 후에도 약물요법과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며 이외에도 유용한 시력이 없는 경우에는 단지 안압강하만을 목적으로 레이저 모양체 광응고술도 시술된다.

약물과 레이저 치료에도 불구하고 안압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한다.

섬유주 절제술과 함께 난치성인 경우 또는 녹내장의 종류에 따라 방수 유출관 삽입술도 시술된다.

◆녹내장 예방요령은

△눈에 통증이 있거나 충혈과 시력저하 등이 생기면 즉시 안과를 찾아 진찰을 받아야 한다. △항상 즐겁고 고요한 마음으로 생활해야 하고 감정의 동요로도 영향을 받기 쉬운 질환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잠을 충분히 자며 목이 졸리고 몸을 팽팽하게 압박하는 옷을 입지 말아야 한다. △술과 담배를 될 수 있으면 한꺼번에 수분을 대량 섭취하지 말고 하고 변비도 주의해야 한다. △어두운 곳에서 작업과 독서는 피하고 영화나 TV를 장시간 시청하지 말아야 한다.

건양대병원 안과 진선영 교수는 “녹내장 치료는 얼마나 효과적으로 시신경의 손상을 방지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적확한 진단 및 지속적인 치료로 실명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어 환자 스스로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움말 = 건양대병원 안과 진선영 교수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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