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명절 민심의 화두는 물가 급등에 따른 ‘서민경제살리기’였다. 뛰는 물가를 잡지 못하는 데 따른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원성과 함께 10·26재보선과 내년 총선·대선에 민심이 어떻게 반영될지 정치권이 촉각을 세웠다.

추석 민심은 기름값과 전세난 등 치솟는 물가, 공공요금 인상 등에 속수무책인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했다.

내년 총선을 준비 중인 야당의 한 관계자는 “추석명절 경기가 사라졌다. 주민이나 물건을 파는 상인 모두 물가를 잡아달라고 아우성이었다”며 “주민들이 정부에 대한 원망과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다”고 전했다. 특히 소비자 물가가 내년에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뛰는 물가를 잡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에 대한 불만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지역정치권은 파악하고 있다.

한나라당도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물가 급등에 따른 민심 이반 분위기를 인정했다. 한나라당은 13일 ‘추석 민심, 마음에 새기고 겸허히 받들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추석 민심의 가장 큰 화두는 '서민경제 살리기'였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서민을 배려하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일에 힘을 모으도록 여당이 노력해야 한다는 충고가 자세를 가다듬게 했다”며 “한나라당은 서민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적 기대에 부응해 '서민과 중산층이 잘 사는 나라'를 세우기 위해 모든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경제성장의 온기가 민생현장 곳곳에 흘러들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물가 급등에 따른 최악의 민심이 잇따라 실시되는 각종 선거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역대로 민심이 흩어지고 모이는 명절의 여론이 향후 정국의 향배를 가르는 방향타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민심은 당장 코앞에 다가온 10·26 재·보궐선거와 내년 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불신, 기성정치에 대한 염증과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는 추석 민심은 ‘안철수 신드롬’의 지속 여부와 이에 따른 정치권의 물갈이 가능성을 예고했다. 추석민심 속의 '안풍'(安風. 안철수 바람)이 가시지 않고 유지되면 충북 정가의 인적 쇄신을 가져 올지도 있다는 점에서 지역정치권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충북에서 물갈이론이 지속적으로 대두됐던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인적 쇄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당원은 “안철수 신드롬은 기성정치권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의 경우 환골탈태하지 않을 경우 유권자들이 철저히 외면하게 될 것”이라며 총선 필승을 위한 물갈이 필요성을 강조했다.

따라서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 될 10·26 충주시장 재선거에 이러한 민심이 반영될 경우 한나라당과 민주당, 한나라당에서 이탈한 무소속 3파전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어 실시되는 내년 4월 총선 역시 ‘안풍’이 이어질 경우 기성정치에 등을 돌린 유권자들의 민심이 크게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북에서 5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도 안심할 수 없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안철수의 등장은 우리 정치의 변혁을 가져올 수 있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민심 속에 안풍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프리미엄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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