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이 잦은 명절, 기차와 버스 등에 물건을 놓고 내린 사람들이 분실물센터 등에 올린 글과 연락처를 보고 “물건을 보관하고 있으니 택배비를 보내달라”는 분실물 피싱 사기가 활개를 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사기범들은 고속버스 택배와 퀵서비스 등을 이용한 배송비와 함께 사례금까지 요구하고 송금을 받은 뒤에도 2~3차에 걸쳐 추가 택배비를 요구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대전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회사원 김모(32·여) 씨는 지난 9일 부모님이 계시는 청주에서 추석을 보내기 위해 가족들에게 줄 선물 등 양손 가득 짐을 들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 청주 집에 도착한 김 씨는 조카들에게 용돈을 주기 위해 지갑을 찾던 중 버스에 손가방을 놓고 내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김 씨는 가방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자신이 내린 터미널 유실물 신고센터에 글과 연락처, 가방에 들어 있는 내용물 등을 올렸고 오후 늦게 ‘가방을 보관하고 있으니 연락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다급한 마음에 김 씨는 휴대전화에 찍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통화를 하게 된 한 남성은 자신의 이름을 말하며 “명절 때문에 지금 청주에 없고 멀리 와 있다”며 “집 주소와 함께 택배비를 계좌로 송금하면 고속버스 택배 또는 퀵서비스를 이용해 가방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지갑 등 중요한 물건이 들어 있는 손가방에 마음이 불안했던 김 씨는 이 남성의 계좌로 택배비 4만 원을 송금했고 이 남성은 “연휴기간이라 언제 도착할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빨리 가방을 보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초조하게 가방을 기다리던 김 씨에게 이 남성은 또다시 연락을 해왔다. “명절이라 추가 택배비가 필요하니 3만 원을 더 보내달라”는 요구였다.

김 씨는 이 남성의 계좌로 다시 3만 원을 송금했지만, 이 남성은 이후로 연락을 끊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동이 잦아 분실물이 많은 명절에 흔하게 나오는 일명 '소액사기'인 것 같고 사기꾼들은 대부분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쓴다"며 "물건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불안한 마음을 이름 등을 알려주며 안심시킨 뒤 사례금과 배송비 등을 요구하고 송금을 받는 즉시 연락을 끊는 수법을 쓰기 때문에 내용물을 확인하는 등 의심할 만한 상황을 확인하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