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전 충남지사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009년 12월 3일 ‘행정수도 원안 사수’를 위해 전격적으로 도지사직을 사퇴한 이 전 지사는 최근 ‘충청권의 정치적 역량’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인들과 측근에 따르면 이 전 지사의 고민은 내년 총선 출마 등을 뛰어넘은 ‘초당적’인 것이라고 한다.

정치권에선 추석 연휴가 지나면서 이 전 지사의 정치적 행보와 출마 여부에 눈길이 쏠리고 있지만 정작 이 전 지사는 훨씬 큰 틀에서의 고민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충청권의 향후 역할론 같은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지사는 영호남 사이에서 항상 뒤처진 충청권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한 측근은 “이 전 지사는 출마 여부, 공천 여부로 고민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초당적인 자세로 충청을 위해 어떻게 헌신할 것인가를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도지사 직을 사퇴하고 3년여를 정치권 밖에서 보낸 이 전 지사가 그림을 크게 그릴 가능성이 높다.

이 전 지사는 지역구 공천 등이 언론에서 거론되면 ‘잘못짚고 있다’고 헛웃음을 짓는다고 한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충청권의 역할을 생각하는 그에겐 어쩌면 지역구 공천 문제 등은 지엽적인 것으로도 보인다.

한나라당 소속이면서도 충남도지사를 지낸 경력만큼이나 초당적인 입장으로 충청권 역할론을 염두에 둔 것으로도 보인다.

최근 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의 통합도 이 전 지사의 입장에선 하나의 변수다. 통합정당에서 이 전 지사에게 ‘러브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 전 지사가 대전·충남의 ‘키맨’이 돼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전 지사의 뚝심과 정치적 역량 때문으로 보인다.

이 전 지사의 한 측근은 “내년 총선이 다가 올수록 이 전 지사를 향한 정치권의 구애는 강해지겠지만 이 전 지사가 쉽게 거취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사실상 장고에 들어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김종원 기자 kjw@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