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무겁다. 모든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대표는 8일 자유선진당과의 통합 선언에 앞서 이 같은 심정을 토로했다.

‘충청권 보수 세력 결집’을 내걸고 선진당과 국민련이 이날 통합을 선언했지만, 통합정당의 정치 행로가 그리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심 대표의 의중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합정당의 대표를 맡게 될 심 대표의 표현대로 당 내 사정과 최근 정치현실을 고려할 때 향후 정치행보가 결코 녹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선진당의 이름으로 18석을 얻었지만, 2년 전 당 내 갈등으로 심 대표가 탈당하고, 어렵사리 유지하던 국회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는 등의 격랑을 겪으면서 땅에 떨어진 충청권 민심을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한 뿌리였던 양 당이 내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재결합하는 것에 대해 충청권 민심 향배는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통합 후 확실한 개혁이 뒤따르지 않는 이상 18대 총선만큼의 성적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특히 통합정당이 국회 원내교섭단체(20석)를 여전히 채우지 못하고 있어, 충청권 안에 갇혀 있는 정당의 역할적 한계에 직면할 경우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 당내 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선진당 한 고위당직자는 “통합이 어떤 효과가 있을지, 긍정적일지 혹은 정치적 쇼로 비춰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단지 통합을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 보다는 낫다는 판단만 있다”며 “그러나 분명한 것은 통합이 후 뚜렷한 개혁 작업 없이는 아무것도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정당의 개혁 작업으로는 인적쇄신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특히 최근 ‘안철수 신드롬’이 정치권을 강타하며, 기존의 정치세력들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적나라하게 밝혀진 상황에서 통합정당이 현재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과연 충청권의 민심을 잡을 수 있겠는가라는 물음에 대해선 부정적이 아닐 수 없다.

통합정당이 새로운 모습과 외연확대를 위해선 인재영입과 물갈이 등이 필요하다는데 당내 이견이 없다.

당 내에선 이를 위해 기존의 국회의원들은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새판을 짜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역의원들이 모든 기득권을 버려야만 새로운 인재들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이렇게 해야만 통합정당의 외연이 확대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다른 고위당직자는 “정당의 변화는 결국 사람을 바꾸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냐”며 “통합정당이 충청권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하려면 그것에 걸맞은 인물군들을 선진당이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양당 간 통합과정에서 드러났듯 통합 후 당내 결집도 쉽지 않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여전히 양당 간 통합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선진당 한 편에 남아 있고,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내년 총선을 앞두고 후보 선정 등 민감한 상황에 직면할 경우 적잖은 갈등도 유발될 수 있다.

심 대표 역시 이날 “소통과 융합,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당내 상황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방종훈 기자 bang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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