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개발특구 벤처기업들이 채용 매개시스템의 부재로 풍부한 인력을 적시에 채용,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은 상당수에 달하고 있지만 정작 벤처기업들은 필요인력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며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11일 대덕특구 벤처기업 인사담당자들에 따르면 벤처기업들은 인력 충원을 위해 수시채용으로 전환한 곳이 많지만 기업에서 원하는 조건의 지원자가 없거나 취업 의뢰가 전무한 곳이 있을 정도로 인력난은 심각하다. 실제 대덕특구 내 50여억 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는 A벤처기업은 취업 희망자들이 벤처기업을 기피하는 현상 때문에 최근에 입사하는 연구원 대부분을 친분 있는 교수들에게 부탁해 채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기업 대표는 "학벌을 보고 연구원들의 능력을 판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 내 연구개발 연구원, 기술영업직 절반이 전문대 출신들로 구성돼 있다"며 "지역 명문대 출신을 채용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벤처기업을 찾지 않아 필요한 고급인력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A기업만의 현실이 아니다.

대기업에 준하는 연봉을 제시해도 구직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는 게 벤처기업인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하지만 현실은 벤처기업인들과의 생각과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타 지역 벤처기업에서 해외기술 영업 업무를 하다 개인적인 이유로 고향으로 내려온 이 모(38·중구 태평동) 씨는 최근 벤처기업들의 해외 영업직 문을 두드리기 위해 인터넷 취업 포탈사이트에서 검색한지 한 달이 다 돼 가지만 이렇다할 채용소식을 접하지 못했다.

올 2월에 대전 모 국립대학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석사학위 취득 예정인 신 (30)모 씨도 벤처기업에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자신이 전공한 분야의 취업정보를 찾지 못해 현재 백수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취업희망자들은 인력을 연계해 주는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신 씨는 "대덕특구 벤처기업에 취업하고 싶지만 기업정보 파악도 쉽지 않고 채용공고도 기업 홈페이지를 일일히 검색하기 전까지는 알지 못한다"며 "취업자와 채용기업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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