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에서 ‘별(星)’자리 하나 점지해 주십시오.”

가을 산행철을 맞은 요즘 계룡산에 특별한(?) 사람들의 산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 하반기 보직 인사를 앞둔 군 장교들의 발길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계룡산의 정기를 받아 ‘장성(將星)’의 자리에 오르려는 영관장교들로 이들의 발길은 너나 할 것 없이 ‘장군봉’을 향하고 있다.

6일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다음 달 장성급과 영관급 승진대상자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계룡산을 찾아 소위 ‘승진기(氣)’ 받으려는 장교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는 후문이다.

이곳은 가까운 계룡대에서 근무하는 군 간부들이 주로 찾고 있으며, 인사철을 앞둔 요즘은 발길이 부쩍 늘어난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은 계룡산 주봉인 ‘천황봉’을 비롯해 ‘장군봉’을 주로 찾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천황봉은 계룡산 정기가 모인다 해 기를 받기 위한 유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연초 해맞이 장소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정기를 받아 입신(立身) 하려는 군 간부들 역시 이곳을 즐겨 찾고 있다.

특히 요즘 같은 군 인사철에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바로 ‘장군봉’이다.

산봉우리가 장군 모양을 닮아 붙여진 이름처럼 승진을 앞둔 대령급 영관장교들이 꼭 다녀가는 필수코스로 전해진다.

장군봉은 인근 ‘병사골’을 지나 봉우리에 오르게 되며, 뒤편의 ‘임금봉’을 호위하는 형상을 갖춰 ‘입신하는 장수의 길’이라는 속설에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에 군인들 사이 알려진 장군봉 인근 3개 봉우리 역시 ‘대령봉’, ‘중령봉’, ‘소령봉’ 등으로 이름 붙여져 인사철이면 장교들이 앞다퉈 이곳을 찾는다는 소문이다.

가까운 곳에 계룡대가 위치한 탓인지 계룡산은 유난히 군과 관련한 이야기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계룡산 근처에 위치한 ‘갑하산’의 ‘갑하(甲下)’는 말 그대로 ‘갑옷을 벗는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며, 장수가 갑옷을 벗는 유일한 순간이 바로 나라를 위해 헌신하다 생을 다하는 모습이라는 점이다.

이런 이유에선지 갑하산 아래 내려다 보이는 양지바른 곳에 바로 ‘국립대전현충원’이 위치하고 있다.

한 군(軍) 관계자는 “통상 승진대상자 발표를 앞두고 선임자나 후배들이 함께 승진을 기원하며 계룡산을 찾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승진에 대한 영향보다는 전통처럼 전해지면서 군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장성급 승진대상자가 계룡대에서 많이 나오다 보니 수요일 ‘전투체육의 날’이나 주말을 이용해 산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만약 계룡산 정기를 받아 승진할 수 있다면 아마 수백 번이라도 오를 것”이라고 웃음짓기도 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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