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른 김장 준비에 나선 소비자들 사이에서 묵은고추가 햇고추로 둔갑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산지 판매자와 중간상인들은 수확시기와 건조방식에 따라 햇고추가 묵은고추처럼 보일 수 있을 뿐 속여 판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충남 논산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 씨는 지난 7월 말 건고추 210근을 245만 원의 가격에 구입했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같은 포대에 들어있는 고추의 색깔이 서로 다를 뿐 아니라, 조금 오래된 듯 퍼석퍼석한 고추가 섞여있었던 것.

이 씨는 “색깔도 까맣고 퍼석퍼석해서 묵은고추임을 확신하고 교환을 요청했더니 중간상인이 일부 묵은고추가 섞인 것을 인정하며 교환해주겠다고 회수해갔다”며 “당시에는 묵은고추가 햇고추보다 가격이 쌌기 때문에 차액을 돌려받든 햇고추를 받든 손해를 보상받아야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충남 청양의 산지 판매자는 절대 묵은 고추를 판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판매자 A 씨는 “고추 색이나 품질은 태양초냐 벌크에 말리느냐에 따라 다르고, 첫물에 수확한 것이냐 끝물에 수확한 것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조금 변질됐다고 해서 다시 물건을 가져와 확인해 본 결과 햇고추가 확실했다”고 맞섰다. 이와 관련, 채소 유통업계는 묵은 고추가 유통될 가능성과 산지농민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어 해당 상품에 대한 정확한 감정을 하기 전에는 어떠한 결론도 내릴 수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식당 업주나 채소 판매업자들은 경험에 의해 묵은고추인지 햇고추인지 어느정도 구분을 할 수 있지만 올해의 경우 워낙 작황이 좋지 않아 정확한 감정이 필요하다”며 “다만 묵은 고추와 햇고추의 경우 육안으로 식별이 거의 불가능해 최근 늘고 있는 ‘햇고추 논쟁’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aT(농수산물유통공사)는 최근 급등하고 있는 햇고추 가격이 추석 이후 내림세로 돌아서며 진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aT 관계자는 "가정에서 김장용 등으로 사용할 고추를 추석 전에 미리 준비해 두는 관행은 물론 이른 추석과 고추 출하시기 지연이 겹쳐 가격이 급등한 것"이라며 “국내 최대 고추 주산지인 경북을 비롯한 다른 지역은 8월 중순 이후 일조량 증가로 인해 예년보다 수확시기가 7일에서 10일 정도 늦어진 것을 제외하고는 작황 상태가 양호해, 추석 이후에는 지금보다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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