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더욱 어려워지면서 집안의 살림살이마저 경매로 내 놓아야 하는 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TV, 냉장고, 전자레인지, 세탁기 등 집에 꼭 필요한 살림살이들이 경매로 넘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서민들은 억장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9일 오전 11시 대전시 동구 자양동 모 업소. 집행관, 입찰자들과 함께 들어간 가게는 낮인데도 불구하고 어두컴컴했다.
분위기만 봐도 제대로 영업이 안 돼 가게가 망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입찰에는 가게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집행관과 함께 들어간 10여 명의 입찰자들만이 가게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자신이 입찰할 물품들을 살펴 볼 뿐이다.
입찰에 나온 물품은 입식에어컨, 탁자, 정수기, 냉장고, 빙삭기 등 모두 12개로 감정평가액은 116만 원, 최저매각가격은 82만 원이었다.
물건을 이러 저리 살펴보던 입찰자들 중 일부는 입찰에 응하고 일부는 물건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밖으로 나갔다.
한 입찰자는 “이처럼 경매로 넘어온 가게들은 대부분 장사가 안 돼 망한 케이스”라며 “최근 이런 가게들이 경매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가게 물품에 대한 경매가 끝나자 집행관과 입찰자들은 다른 경매장소로 이동했다.
이번에 찾아간 곳은 대전시 동구 대동 모 빌라. 이곳도 채무를 갚지 못해 DVD, 컴퓨터, 프린터, 침대 등이 경매물품으로 나왔다.
하지만 이곳은 전에 방문했던 가게와 달리 함께 간 입찰자들이 입찰에서 한 걸음 물러 나 있었다.
경매물품의 배우자가 입찰에 참여했기 때문.
보통 경매물품의 배우자가 입찰에 참여하면 배우자 우선매수신청 및 배우자 공유지분청구를 할 수 있어 가장 높은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한 매수인이 있더라도 배우자가 그 가격으로 물품을 우선 매수할 수 있다.
이처럼 가정집 물품이 경매로 나오게 되면 배우자가 아닌 다른 매수인들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나는 것이다.
밖에 주차된 차량에서 입찰이 끝나기를 기다리던 한 매수인은 “이렇게 가정집 물품이 경매로 나오면 대부분 배우자가 물품을 인수하는 일이 많다”며 “이럴 때는 집행관과 함께 따라간 입찰자들은 입찰을 그냥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빚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가재도구마저 팔려나가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유체동산경매가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대전지역에서 이날 열린 유체동산경매는 모두 20건. 이 중 가정집 가재도구가 경매로 나온 건수는 15건이고 나머지는 업소나 공장물품이다.
이날 열린 입찰을 따라다닌 한 입찰자는 “그래도 요즘상황은 예전에 비해 나은 것”이라며 “개인회생신청이나 파산 제도 등으로 인해 가재도구까지 경매로 넘어오는 극단적인 상황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개인회생신청이나 파산제도가 있어도 이 같은 불황이 지속될 경우 빚에 시달리던 서민들의 가재도구가 언제 팔려나갈지 모르는 실정이다.
법원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경매가 줄어든 것은 확실하지만 요즘 경기상황이 워낙 안 좋다 보니 IMF시절과 같은 경매홍수가 재현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이성우 기자 scorpius75@cctoday.co.kr
지난 9일 오전 11시 대전시 동구 자양동 모 업소. 집행관, 입찰자들과 함께 들어간 가게는 낮인데도 불구하고 어두컴컴했다.
분위기만 봐도 제대로 영업이 안 돼 가게가 망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입찰에는 가게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집행관과 함께 들어간 10여 명의 입찰자들만이 가게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자신이 입찰할 물품들을 살펴 볼 뿐이다.
입찰에 나온 물품은 입식에어컨, 탁자, 정수기, 냉장고, 빙삭기 등 모두 12개로 감정평가액은 116만 원, 최저매각가격은 82만 원이었다.
물건을 이러 저리 살펴보던 입찰자들 중 일부는 입찰에 응하고 일부는 물건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밖으로 나갔다.
한 입찰자는 “이처럼 경매로 넘어온 가게들은 대부분 장사가 안 돼 망한 케이스”라며 “최근 이런 가게들이 경매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가게 물품에 대한 경매가 끝나자 집행관과 입찰자들은 다른 경매장소로 이동했다.
이번에 찾아간 곳은 대전시 동구 대동 모 빌라. 이곳도 채무를 갚지 못해 DVD, 컴퓨터, 프린터, 침대 등이 경매물품으로 나왔다.
하지만 이곳은 전에 방문했던 가게와 달리 함께 간 입찰자들이 입찰에서 한 걸음 물러 나 있었다.
경매물품의 배우자가 입찰에 참여했기 때문.
보통 경매물품의 배우자가 입찰에 참여하면 배우자 우선매수신청 및 배우자 공유지분청구를 할 수 있어 가장 높은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한 매수인이 있더라도 배우자가 그 가격으로 물품을 우선 매수할 수 있다.
이처럼 가정집 물품이 경매로 나오게 되면 배우자가 아닌 다른 매수인들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나는 것이다.
밖에 주차된 차량에서 입찰이 끝나기를 기다리던 한 매수인은 “이렇게 가정집 물품이 경매로 나오면 대부분 배우자가 물품을 인수하는 일이 많다”며 “이럴 때는 집행관과 함께 따라간 입찰자들은 입찰을 그냥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빚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가재도구마저 팔려나가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유체동산경매가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대전지역에서 이날 열린 유체동산경매는 모두 20건. 이 중 가정집 가재도구가 경매로 나온 건수는 15건이고 나머지는 업소나 공장물품이다.
이날 열린 입찰을 따라다닌 한 입찰자는 “그래도 요즘상황은 예전에 비해 나은 것”이라며 “개인회생신청이나 파산 제도 등으로 인해 가재도구까지 경매로 넘어오는 극단적인 상황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개인회생신청이나 파산제도가 있어도 이 같은 불황이 지속될 경우 빚에 시달리던 서민들의 가재도구가 언제 팔려나갈지 모르는 실정이다.
법원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경매가 줄어든 것은 확실하지만 요즘 경기상황이 워낙 안 좋다 보니 IMF시절과 같은 경매홍수가 재현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이성우 기자 scorpius75@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