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를 향한 청주청원시내버스요금단일화 압박이 점점 커지면서, 애초 오는 2012년 후반기 실시를 목표로 했던 청주시의 반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청주청원통합의 핵심 쟁점인 시내버스요금단일화는 지난 7월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청원군청 연두순방 당시 이종윤 청원군수가 제안하면서 본격적으로 수면위에 떠올랐다.

이 지사도 이에 대해 공감하며 조속히 시행할 것을 충북도 실무자들에게 지시했다. 또 이 군수가 같은달 열린 청주청원광역행정협의회에서 한범덕 청주시장에게 조기 시행을 제안하면서 다시 한 번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충북도는 최근 청주시와 청원군에 올해 안에 시내버스요금단일화를 실시하면 1년간 예상되는 손실보전금 100억 원의 약 20%인 최대 20억 원을 한 차례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지사가 이토록 청주청원시내버스요금단일화에 집중하는 것에 대해 지역정치권에서는 “시내버스요금단일화를 통해 통합을 가시화시켜 내년 총선을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분석에도 지역인사들 사이에서는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통합을 위해 밀어붙일 것은 밀어붙여야 한다”는 지지여론이 지배적이다.

시내버스요금단일화를 먼저 건의한 청원군은 충북도의 제안을 반색하며 청주시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청원군 관계자는 “청원군민의 통합에 대한 인식에 시내버스요금단일화가 미칠 영향을 생각한다면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내버스요금단일화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청주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광역행정협의회에서 이 군수의 제안에 대해 한 시장이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지만 이후 진전된 것은 없다.

청주시가 이처럼 시내버스요금단일화에 대해 고민하는 이유는 현실적 문제와 함께 시내버스요금단일화가 청주시가 통합 전 내놓을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는 점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애초 청주시는 올해 용역 시행을 위한 절차와 이에 따른 예산을 확보한 후 오는 2012년 초 시행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내년 중반 용역 결과가 나오면 시장과 군수의 판단하에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는 청주시가 현재 진행 중인 대중교통활성화를 위한 시책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런 현실적 문제와 함께 정치적 문제도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시내버스요금단일화는 통합 이전 청주시가 내놓을 수 있는 최대·최후의 카드다. 만일 시내버스요금단일화 시행 이후 청원군 내에서 반대 여론이 높아지면 청주시로서는 속수무책이다. 통합시청 청원군 지역 설치 등의 후속책이 나올 수 있겠지만 이는 청주시민의 동의가 선행돼야 하는 것으로 자칫 청주시가 내분에 빠질 수도 있다.

청주시에 정통한 한 지역인사는 “어차피 통합을 전제로 시내버스요금단일화를 시행한다면 청주시는 1~2년만 부담하기 때문에 현실적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지금이 정치적으로 시내버스요금단일화를 시행할 시기인지 판단이 서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행정은 신중해야 하지만 청주시는 때로는 과감한 결정이 정국을 돌파하고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창해 기자·청원=심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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