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파열음에 예비후보의 농성까지…’

우건도 전 시장의 낙마로 치러지는 10·26 충주시장 재선거 판도가 본선도 치르기 전부터 과열·혼탁으로 얼룩지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 갈등은 물론, 심지어는 예비 후보가 시민 화합을 명분으로 농성에 들어가는 촌극까지 빚고 있다. 고소·고발과 검증되지 않은 후보 난립, 이로 인한 선거 후유증이 이번 선거에도 되풀이 될 것이란 유권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만큼은 참된 ‘일꾼’을 뽑아 지역 발전을 이루자는 유권자들의 민심과는 딴 판으로 ‘이전투구’하는 정치에 대한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공천 파열음에 예비 후보 농성 촌극까지

한나라당 소속 예비후보들의 특정 후보 ‘전략 공천설’에 대한 반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종배(54·전 행안부 차관)예비 후보를 ‘전략 공천’하기로 알려진 데 따른 타 후보들의 반발 때문이다. 당과 논란의 중심에 선 이 예비후보는 ‘절대 아니다’라고 일축했지만 공천심사위원회의 면접을 치른 다른 후보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정 후보의 밀실 공천이 현실화 될 경우, 극단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란 경고까지 나오는 등 심각한 ‘공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진식 국회의원이 나서 ‘공천은 당 결정에 따르라’며 갈등 진화에 나섰지만 ‘자신이 후보 적격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다른 예비후보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윤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또 다른 정쟁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지난 1일부터 무기한 천막 농성에 들어간 최영일 예비후보(무소속)는 “충주시민 단결을 위해 윤진식 국회의원의 맹정섭 전 국회의원 후보에 대한 고소 취소와 김호복 예비후보의 사퇴를 촉구했지만 윤 의원과 김 예비후보는 시민 화해를 위한 결단을 하지 않고 있으며 무시와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 후보의 이번 농성은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 입당을 염두해 둔 최 예비후보가 ‘시민 단결’을 명분으로 내세워 한나라당 소속의 윤 의원과 김 예비후보를 압박함으로써 민주당 내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 전략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진흙탕 싸움 되풀이에 유권자 민심 폭발 직전

공천 파열음에 사상 초유의 예비 후보 농성 등 예선전부터 과열되는 선거판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민심은 폭발 직전이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후보 간 갈등이 난무하고, 이로 인해 시장이 낙마해 또 한번 재선거를 치르는 오명을 뒤짚어 써 놓고도 정치인들의 ‘네거티브’ 선거전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는 유권자들의 염증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또 검증되지 않은 후보자 난립이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데다, 참된 일꾼을 선택해야 할 유권자들의 판단마저 흐리고 있다는 지적도 거세지고 있다.

한 유권자는 “도대체 왜 충주시는 선거만 치르면 진흙탕 싸움판이 되는지 안타까울 뿐”이라며 “선거를 이용해 자신의 몸값을 올리려고 하는 후보들은 어떤 방식이든 유권자들이 걸러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유권자는 “정치 때문에 지역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고, 지역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서로를 헐뜯는 모습에 염증을 느낀다”면서 “진정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다면, 자질과 소신이 없는 예비후보들은 스스로 물러날 줄 알아야 하며, 정쟁과 반목을 접고 남은 기간 정책 개발에만 몰두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충주시장 재선거는 현재 한나라당 5명, 민주당 2명, 무소속 1명 등 무려 8명의 예비후보가 출마해 과열 양상을 띄고 있으며, 추석 명절을 전후해 후보들의 출마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충주=김지훈 기자 stark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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