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쉴 휴(休)자는 사람이 나무에 기대있는 모습을 뜻한다. 여름 휴가의 그늘에서 못 벗어났다면 가까운 수목원에서 천천히 거닐며 휴식을 취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승동 기자
유난히 푹푹 찌는 무더위에 긴 장마까지, 지긋지긋했던 올 여름도 이제 끝이 보인다.

아직 가는 여름이 아쉬운지 한낮의 기온이 30도 안팎을 오르기도 하지만 새벽 바람은 차다. 무심결에 나도 모르게 이불을 끌어 올리게 된다. 어느새 가을인가? 기분이 좋아진다.

가을을 손꼽아 기다렸던 나들이객을 위해 고른, 이번 주 나들이 추천지는 충북 청원의 미동산 수목원이다.

굳이 산을 타지 않고서도 산림욕을 즐길수 있는 특별한 장소를 찾다가 택한 곳이다.

이번 주말 복잡한 도심을 떠나 가만히 서있기만해도 행복해지는 기분 좋은 산림욕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여름의 끝자락, 찾아간 미동산 수목원에서 만난 건 바쁜 일상 속 아련했던 ‘휴식’이었다.

   
▲ 무궁화원.

◆ 각박한 세상 속 ‘탈출’ 색다른 ‘자유’

미동산수목원은 복잡한 도심 속 환경과 차원이 다른 상쾌한 공기가 넘쳐나는 그야말로 세상과 동떨어진 곳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산 너머 산이다. 고개를 들면 화폭 속 그림같은 하늘 뿐이다.

이곳에는 미선나무원, 만경류원, 난대식물원 등 23개 전문원에 1063종 24만 2000본에 달하는 나무와 꽃이 자라고 있어 사시사철 이국적인 풍경은 물론 자연 그대로의 운치를 맛볼 수 있다.

또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나무데크 길, 흙길 등 각종 산책길이 있어 누구나 부담없이 걸으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수목원에 들어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건 길게 늘어선 유전자 보존원.

   
▲ 우수 나무 유전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조성한 유전자보존원.

정이품송, 자목 등 천연기념수 를 비롯해 각종 희귀 유전자종을 보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비감을 더해준다.

이내 보존원 길속으로 한 걸음 발을 들여놓는 순간 설렘이 시작된다. 각박한 세상 속 탈출이랄까. 뭔가 벅차오르는 느낌이다. 이곳이 진정한 파라다이스가 아닌가. 내마음대로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색다른 자유다.

이어 오감에서 빠뜨릴 수 없는 발을 통해 촉각체험을 할 수 있는 맨발숲길 체험장은 도심 속 피로를 한방에 날려버린다. 맨발로 흙과 돌의 감촉을 느끼며 천천히 걸으면 아픔은 잠시이고 곧 시원함을 느낄수 있다.

목재문화체험장, 산림환경생태관 등은 수목원의 자랑이다.

   
▲ 목재문화체험장.

산책을 즐기다 지루하다 싶으면 이곳을 찾으면 된다. 각종 목재와 목제품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건강한 휴식도 함께 취할 수 있다.

식물의 세계, 곤충의 통로, 고라니 정원 등은 나들이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나들이에 빠뜨릴 수 없는 게 바로 체험학습이다.

산림과학박물관에선 실생활에서 나무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사람과 숲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에 대해 쉽고 재밌게 설명하고 있다.

익히 숲은 녹색의 댐이라고 한다. 마치 스펀지가 물을 머금듯 비가 내리면 숲이 빗물을 저장하고 있다가 가뭄이 한창 일때 천천히 아래로 흘려보내는 작용을 해서 그렇게 부른다.

그래서 숲에는 늘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른다. 숲이 시원한 이유도 낙엽과 흙, 땅속에 저장된 물을 나무가 뿌리를 통해 열심히 빨아 올려 열기를 식혀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숲속은 자연의 선풍기요 에어컨이다.

미동산 수목원이 그런 곳이다. 자연의 숨을 조용히 내쉬고 있는 미동산 수목원에서 미지의 세계를 느껴보는 것도 일상 탈출에 참맛이 아닐까 싶다.

   
▲ 옥잠화·창포 등이 있는 습지원.

◆ 미동산 수목원서 ‘자연 체험’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가 운영하는 미동산 수목원은 우수한 나무 유전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지난 2001년 조성됐다. 산 전체가 수목원이다.

천연기념수와 희귀한 수종을 보존하는 유전자보호원, 산림자료를 한 곳에 모아놓은 산림박물관, 따뜻한 기후에 사는 나무를 구경할 수 있는 난대식물, 약재로 쓰이는 풀을 모아놓은 산야초전시원, 나비들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나비생태원은 누구나 쉽게 자연을 체험하고 공부 할수 있도록 도와준다.

체험시설로는 산책로와 맨발로 걸어보는 숲길이 있다.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눈앞에 가득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산길을 따라 오르면 생태환경을 공부할 수 있는 산림생태원과 습지식물을 모아놓은 습지원, 야생동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고라니 관찰원을 둘러볼 수 있고 오솔길에서는 나무이야기원, 산촌체험원 등 색다른 체험도 할 수 있다.

시원한 바람이 좋다면 수목원 입구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다닐 수도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장하며 입장료는 무료다. 주변 볼거리로는 대청호와 대청댐, 금강유원지, 장계관광지(대청비치랜드), 문의문화재단지, 상당산성, 초정약수 등이 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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