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 대장암 발병률이 아시아 1위, 세계 4위로 나타났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1일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184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장암 발병현황에 대한 조사결과, 한국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이 인구 10만 명당 46.92명으로 아시아 국가 중 1위, 전 세계에서 4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대장암 발병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슬로바키아로 인구 10만 명 당 60.62명을 기록했고 이어 헝가리(56.39명), 체코(54.39명) 등 순으로 조사됐다. 일본은 18위(41.66명), 미국 28위(34.12명) 등 이었다.

대표적인 서구형 암으로 불리는 대장암이 국내에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로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음주 및 흡연 등 다양한 생활 습관들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국내 대장암 발병률은 앞으로 20년 후인 오는 2030년에는 현재에 비해 두 배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장암이 무서운 이유는 처음 검사에서 '후기진행암'으로 발견되는 비율이 다른 암에 비해 높다는 점이다. 학회가 2005~2009년 대장내시경과 위내시경 검사를 받은 51만9천여명을 대상으로 위암과 대장암의 진단 양상을 조사한 결과 3~4기 후기진행암의 비율이 대장암이 위암에 비해 2.7배 가량 높았다.

더욱이 몸에 이상을 느끼고 외래를 방문해 대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 중 3~4기 후기 대장암으로 진단받는 비율은 무려 51.6%에 달했다.

그러나 국내 대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1993년 54.8%에서 2008년 70.1%로 크게 높아진 점은 대장암 극복에 한가닥 희망이 되고 있다. 이 수치는 미국 65%, 캐나다 61%, 일본 65%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대한대장항문학회 오승택 이사장(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은 “심각한 수준의 대장암 발병률을 감안할 때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대장 내시경 검사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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