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초등생 납치사건이 발생했던 대전 서구에서 또다시 유아 납치 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이 발생 직후 일반 시민과 휴가 중이던 타 지방청 소속 경찰이 뒤를 쫓아 검거했지만 잇따른 납치사건에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31일 대전 둔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경 서구 탄방동의 모 소아과병원 앞에서 진료를 마친 A(27·여) 씨와 딸(13개월·여)이 주차된 승용차에 오르자, 뒤따라 온 한 괴한이 조수석 뒷문을 열고 침입했다.

이 괴한은 A 씨에게 흉기를 들이대고 ‘문을 닫으라’고 지시한 뒤 금품을 요구했으나 A 씨가 ‘애를 안게 해 달라’며 아이를 안으려 하자 괴한은 태도를 돌변, 아기를 빼앗아 도주했다.

놀란 A 씨는 차에서 내려 ‘강도야’라고 소리쳤고, 마침 인근 산부인과에서 부인과 함께 진료를 마치고 나오던 경기도 부천 원미파출소 소속 김태연 순경이 이 광경을 목격, 납치범을 뒤쫓기 시작했다.

김 순경은 130m를 추격한 끝에 괴한을 넘어뜨리고 인근은 지나던 시민 2명과 함께 괴한을 검거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납치범의 신병이 인도되면서 상황은 끝이 났으며 아이 역시 별다른 부상은 입지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납치범을 검거한 김 순경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경찰 조사에서 검거된 납치범 B(34) 씨는 최근 실직했고, 빚에 시달리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또 B 씨는 여성을 한적한 곳을 유인해 돈을 뺏으려 했으나 갑작스런 상황에 아이를 납치하게 됐다고 항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자세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해 B 씨를 미성년자 약취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인근을 지나던 한 경찰의 기지로 별다른 피해 없이 사건이 해결되면서 수개월째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는 납치사건에 노심초사하던 대전경찰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특히 지난 6월 30일 둔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초등생 납치사건에 이어 지난달 14일 괴정동에서 40대 여성이 강도범에게 납치돼 금품을 뺏긴 후 풀려나는 등 잇단 납치사건 발생에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시민 박 모(37·여) 씨는 “밤낮 할 것 없이 납치 사건이 발생하다 보니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기가 겁난다”며 “이런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조속히 납치범들이 검거되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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