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4조 원대에 이르는 충남도 금고를 관리할 수탁은행 선정에 있어 ‘지역사회 기여도’가 가장 우선 시 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지역발전과 지역민을 위해 사회환원 사업을 많이 펼친 은행에 인센티브를 줘 도 금고로 선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충남도는 올해 말로 현 도 금고 약정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1일자로 새로운 도 금고 선정을 위한 공고를 내기로해 시중은행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 금고로 선정되면 해당 금융기관의 이미지가 확대돼 대내외적으로 공신력이 증대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다 지자체의 각종 사업계획과 정보 등에 접근이 용이하며, 공공 영업망 확충을 통한 조직 발전, 거점점포 확대, 공무원 우량 고객 확보 등 다양한 이점이 있다.

여기에 예·대마진 등 짭짤한 수익도 낼 수 있어 은행간 유치경쟁이 치열하다.

새로 선정되는 도금고는 내년부터 오는 2015년까지 4년간 현금과 유가증권 등 충남도 예산의 출납과 보관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31일 충남도가 제공한 도금고 선정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에 따르면 ‘지역사회기여 및 도와 협력사업 추진능력’ 항목의 배점이 100점 만점에 10점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항목의 평가 기준점수를 대폭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도금고에 선정을 위해 두 팔 걷고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친 일부 시중은행들이 금고 유치에만 사활을 걸 뿐 지역사회 환원에 대해서는 별반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도 관계자는 “배점기준은 행안부의 규정에 따라 선정된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이 항목의 점수를 더 높이면 은행들의 과당경쟁을 초래할 수 있어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까지 도 예산을 맡아 운영했던 은행들이 재선정 돼야한다는 이유가 없다”며 “도금고는 안정적이고 경쟁력있는 은행이 선정되는 게 도 입장에서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역 경제계 인사 A씨는 “지역사회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금융기관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도금고가 안정성이나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도민들이 낸 세금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기여와 공헌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은행이 도금고를 맡아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충남도는 현행대로 3금고 체제로 운영키로 하고, 투명성과 경쟁력있는 금융기관을 선정하기 위해 ‘완전경쟁’ 방식을 채택, 이번 금고 선정은 어느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말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충남도의 예산은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가 일반회계 3조 5828억 원을, SC제일은행이 특별회계 6348억 원을,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가 기금 3160억 원을 각각 수탁·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도의 예산은 이 보다 소폭 증가될 예정이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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