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간부 공무원의 성추행 사건, 재난사고 늑장대처에 이어 야구장 술판 파문까지 잇단 곤욕을 치르고 있는 청주시청 안팎에서 '참모부재론'이 확산되고 있다.

중요 사안이 벌어질 때마다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수습하거나 보고하는 참모가 없다는 게 청내 안팎의 중론이다. 민선5기 한범덕 시장은 취임과 함께 대화와 소통을 기본으로한 시산하 공무원들의 능동적 대처와 자율을 강조해왔다. 이는 전임 남상우 시장의 독선적 행보와 비교되며 기대감이 컸으나 결과는 직원들의 긴장감 상실과 피동적 자세라는 부작용을 불러왔다.

특히 사무관급 이상 간부들의 능동적 자세 상실은 '참모부재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발생한 잇단 악재에서는 참모진들의 역할 부재가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달 초 불거진 A 과장의 방송사 직원 성추행 사건은 한 시장의 공개사과와 A 과장의 '해임'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사건발생 며칠 전 여성 간부공무원을 통해 A 과장의 부적절한 행동이 문제가 돼 간부회의에서 거론됐음에도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유사피해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참모진들의 적극적인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같은 달 쓰러진 가로수에 지나가는 시민이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청내 보고체계가 문제가 됐다. 민원접수 이후 상급자에게 제대로 보고치 않는가 하면 이로 인해 사고수습이 뒤늦게 이뤄지면서 한 시장은 또다시 유족에게 고개를 숙이며 유감을 표했다. 결국 간부 공무원들로 이어지는 정책 결정시스템과 보고체계가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재난사고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던 셈이다.

최근 논란이 된 '야구장 술판 파문'은 제역할을 전혀 하지 못한 참모진이 사태를 확대시켰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VIP실 사용 과정 등 세부사항까지 시장이 직접 챙길 수 없으니 사태가 확대되기전 참모진들의 제대로된 보고와 사실관계 확인 및 조율이 이뤄져야 했음에도 서로 눈치를 보며 '강건너 불구경'했다는 게 내부 간부공무원의 자조섞인 전언이다.

특히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도 시장의 대언론관계까지 입체적으로 조율해야 하는 참모진들의 역할은 사실상 전무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참모진의 역할부재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 시장의 취임 후 첫 인사부터 논란을 불러온 '정실인사'에서 기인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청내에서는 능력을 중심으로한 인력재배치와 조직의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지역인사는 "내부 살림을 맡고 있는 부시장의 경우 지역정서는 물론 간부들의 성향과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올 정도"라며 "각종 현안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던 역대 참모진들과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현재 참모진들을 비교해보면 안타까울 따름으로 더큰 일이 벌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푸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현재 시청에는 각종 위급사태나 현안문제의 해결·수습에 나서는 고위직 간부가 전혀 없다"며 "능력을 바탕으로한 참모진의 적재적소 배치와 조직의 획기적 변화를 위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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