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신 모씨는 몸이 쑤시고 관절에 통증을 느껴 약국에서 비스테로이드소염제를 사서 거의 매일 복용했다. 신 씨는 최근 명치 밑이 아프면서 몸에 힘이 없고 대변도 검은색을 띠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결과 소화성궤양 진단을 받았다. 무분별하게 비스테로이드소염제를 복용한 것이 소화성궤양으로 이어진 것이다.
건양대병원 소화기센터 김선문 교수의 도움말로 소화성궤양에 대해 알아본다.


◆소화성궤양은

소화성궤양은 위산과 펩신의 작용으로 위장관 점막의 결손 상태를 말한다. 주로 위와 십이지장에 잘 생기며 위에 생기는 경우를 위궤양, 십이지장에 생기는 경우를 십이지장궤양이라고 말한다.

서구에서는 최근 헬리코박터균의 감소로 십이지장궤양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노령화로 인한 비스테로이드소염제와 아스피린 사용으로 위궤양은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발표에 따르면 소화성 궤양이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위궤양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십이지장궤양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이 여성에 약 2배 가량 발생 빈도가 높았다.

◆원인은

소화성궤양은 공격인자와 점막방어인자의 불균형으로 인한 것으로 여겨진다. 음식물이 식도를 거쳐 위로 내려오면 위에서는 그 음식을 소화하기 위해서 산을 내보낸다. 이 때 위산이나 펩신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는 등 공격인자가 강하거나 위와 십이지장 점막을 보호하는 점액이나 중탄산염이 적게 나오는 경우, 혈액순환이 잘 안되거나 점막세포의 재생 능력이 떨어지는 등 위산에 대한 위장 점막의 방어인자가 약해지면 위궤양 또는 십이지장 궤양이 발생한다.

◆헬리코박터 감염과 비스테로이드소염제로 인한 발생이 많아

소화성궤양 발생에 있어 중요한 인자는 헬리코박터 감염과 아스피린을 포함한 비스테로이드소염제, 스트레스, 술, 담배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인자는 헬리코박터의 감염이고 다음이 비스테로이드소염제이다. 한국인은 헬리코박터로 인한 감염이 십이지장 궤양의 경우 90~95%, 위궤양의 경우 60~80%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균이 궤양을 일으키는 기전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점막의 손상을 일으키고 위산 분비를 증가시켜 궤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십이지장 궤양 환자에서 균을 제균하지 않으면 치료 후 재발 되는 경우가 60~100%로 높지만 이 균을 치료하면 5% 이내로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제균 치료가 궤양의 재발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비스테로이드소염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환자의 10~30%에서 위궤양이, 2~20%에서 십이지장 궤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60세 이상의 고령, 궤양을 앓은 병력이 있는 환자, 다량의 비스테로이드소염제 사용환자, 다수의 비스테로이드소염제 복용, 스테로이드와 같이 복용할 때, 항응고제와 같이 복용할 때, 기존의 질환이 심한 환자에서 궤양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은

소화성궤양은 뚜렷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출혈과 천공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전형적인 증상은 공복 시 또는 식사 후에 명치 밑이나 상복부가 쓰리고 아픈 증상이 가장 흔하지만, 막연한 압박감이나 팽만감만 느낄 때도 있으며, 식욕부진, 구토, 체중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위궤양은 음식물을 먹었을 때 통증이 심해지나, 십이지장 궤양은 식사 후 2시간이 지나 속이 빌 때에 증상이 심해지며 음식물을 먹거나 제산제를 복용하면 통증이 좋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궤양이 있어도 통증이 없는 경우도 많고 증상이 심하다고 반드시 궤양이 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진단하는 것은 정확도가 낮아진다. 따라서 임상적으로 소화성궤양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상부위장관 내시경으로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진단은

소화성궤양의 진단은 위내시경검사와 위장관 조영술이 있으나 내시경검사가 진단적 가치가 더 높다. 내시경검사는 조직검사까지 할 수 있어 악성과 양성을 감별할 수 있고 소화성궤양의 중요한 원인인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치료는

소화성궤양의 치료 목적은 증상을 완화하고, 궤양을 아물게 하며, 합병증과 재발을 방지하는데 있다. 궤양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는 위산분비억제제와 위벽 보호제가 있으며 양자펌프 억제제, 제산제와 슈크랄페이트 등이 사용된다.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되면 균제거를 위해 1~2주 가량 양자펌프 억제제와 항생제병합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아스피린과 비스테로이드소염제와 같은 약물에 의한 궤양의 경우 원인약물의 사용을 중단하고 가급적 적은 양으로 위장관 부작용이 없는 약물로 대체해야 하고 복용을 중단할 수 없는 경우에는 양자펌프 차단제를 같이 사용해야 한다.

적당량의 알코올은 궤양을 악화시킨다는 근거는 없지만 담배는 끓는 것이 좋다. 맥주나 커피는 산 분비가 증가해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고 우유나 아이스크림 또는 자극성 적은 음식물 섭취가 궤양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없다.

소화성 궤양은 치료를 하지 않으면 출혈과 천공, 폐쇄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출혈은 약 10% 내외의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중한 상태로 토혈이나 흑색변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있는 경우는 응급실로 내원해 응급조치와 함께 내시경 지혈술을 시행 받아야 한다. 천공이 되는 경우는 심한 복통과 함께 복막염을 일으켜 응급 수술을 받아야 한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도움말 = 건양대병원 소화기센터 김선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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