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다가오고 돈 쓸 일은 늘어나는데 들어올 돈은 오히려 줄어 큰 걱정입니다.”

물가 고공행진과 경기침체 등 악재가 겹치면서 추석을 앞둔 서민가계가 시름에 빠졌다.

연초부터 폭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물가는 4%를 넘어 5%대를 위협하고 있고 지역 기업체들은 자금난으로 인해 명절 상여금을 축소하며 서민가계를 옥죄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시중은행들까지 가계대출을 제한하면서 돈줄이 막힌 서민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4.1%로 출발한 뒤 지난달 4.7%까지 매달 4%대를 넘는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대전지역의 경우 지난달 전국 평균(4.6%)보다 무려 0.9%가 높은 5.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9월초 발표를 앞두고 있는 8월 소비자물가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5%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며 서민가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처럼 고물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추석 차례상을 준비해야하는 주부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대표적 제수용품인 사과와 배 가격이 전년대비 무려 40~50% 폭등한데다 채소류와 돼지고기 가격 역시 이상기온과 구제역 등의 역파로 20~40% 가격이 올랐다.

이에 따라 올해 차례상 비용(4인 가족)이 평균 30만 원에 육박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까지 나오면서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명절을 앞두고 지급되던 기업체들의 상여금은 오히려 줄어들어 실질적인 가계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충남지역본부가 지역 기업체들을 대상으로 추석 상여금 지급여부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63.7%)보다 7.8% 줄어든 55.9%만이 상여금 지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상여금을 지급하는 업체들 대부분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오히려 상여금을 줄여 물가상승을 감안한 체감 수입은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최근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완화 대책에 따라 가계대출 기준을 강화하면서 서민가계 돈줄까지 막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가계 대출이 막힌 서민들은 당장 급전이 필요할 경우 시중은행보다 대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이나 사설 대부업체를 찾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이 내달 1일부터 대출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이미 대출 기준이 강화된데다 금리까지 올라 서민가계 살림은 더욱 빠듯해질 전망이다.

주부 김모(대전 대덕구·38) 씨는 “물가가 크게 올라 차례상 비용이며 선물구입비는 늘었는데 올해는 남편 회사가 상여금을 못준다고해 추석을 어떻게 날지 큰 걱정”이라며 “지출을 최대한 줄여보겠지만 기본적인 생활비와 대출 원금 및 이자를 내고나면 통장이 바닥날 것 같다”며 푸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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