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김태훈 의원(중구3)에 대한 법원의 벌금 판결이 나온 지 닷새를 넘어가고 있지만, 시의회가 이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시민들의 비난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이번 사태에 대해 대시민 사과 성명 발표 등 대응책 마련을 놓고 주류 측과 비주류 측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등 ‘네 탓 공방’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시의회에 대한 비난여론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하지만 주류와 비주류 모두 섣부르게 나서서 김 의원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경우 비난과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눈치만 보고 있는 형국이다.

우선 주류 측은 현재 상황에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의장단이 사퇴하는 등의 행동으로 의회를 다시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

주류 측의 한 의원은 “법원이나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존중하지만, 시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의회가 정상화되는 것이다”라며 “일부에서 요구하는 것처럼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의장단이 사퇴하다면 의회는 다시 혼란에 빠지고 의회 전체가 공멸하는 결과만 초래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김남욱 의장도 이 같은 우려를 하고 있으며, 직접적인 행동보다는 의회 정상화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비주류 측은 부정선거를 통해 구성된 의장단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주류 측을 압박하고 있다. 나아가 비주류 의원들이라도 이번 사태에 대한 대시민 사과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내부 반발로 입장 정리가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주류 측의 한 의원은 “주류와 비주류를 떠나 시민들의 대표 기관인 의회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 의원으로서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며 “의회의 누구라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비주류 측의 또 다른 의원은 “부정선거를 저지른 것은 주류 측 의원들인 만큼, 사과를 하더라도 주류 측에서 먼저 해야 한다”며 “부정선거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비주류 측이 나서서 시민들에게 사과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시민사회단체 등은 의회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전참여연대 문창기 기획국장은 “이번 사태의 핵심은 김 의원의 부정선거에 대해 검찰이 구형한 500만 원의 벌금을 법원에서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점이다”라며 “의원 개인뿐만 아니라 의회 전체가 부정선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문 국장은 “하지만 의회는 이번 사태를 김 의원 개인적인 문제로 축소하려는 등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만 보여 주고 있다”며 “시민단체 차원에서 이번 사태와 그동안의 의회 파행 등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어 시민들이 직접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