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지방경찰청은 30일 전국을 돌며 고급 아파트만 골라 억대의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특정범죄 가중 처벌법상 특수절도)로 장모(39)씨를 구속했다. 사진은 경찰이 회수한 로렉스 시계와 지갑, 금품 등. 연합뉴스  
 

전국을 무대로 고급아파트 만 골라 수억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전문절도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이들은 낮 시간대 빈집 만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장기간 집을 비우는 귀성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은 30일 전국을 돌며 고급 아파트 고층 만 골라 억대의 금품을 훔친 혐의(특정범죄 가중 처벌법상 특수절도)로 A(39) 씨를 구속하고, 달아난 B(37) 씨를 전국에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 5월 30일 오후 1시 22분경 서울 강서구 염창동의 모 아파트 7층 현관문을 대형 드라이버로 부수고 들어가 안방에 보관 중인 명품시계와 다이아몬드 반지 등 2억 4000만 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혐의다.

이들은 또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천안, 대전 등 11개 시·도지역 아파트를 돌며 모두 37차례에 걸쳐 5억 4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범행 전 인터넷 검색으로 전국의 고급아파트 위치와 정보를 물색해 왔으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무전기와 대포차량 4대를 번갈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점심시간을 전후해 집에 거주하는 주부들이 자주 외출을 한다는 점을 노려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 사이를 범행시간으로 정했으며, 주민 왕래가 적은 고층을 대상으로 삼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특히 경찰은 압수한 물품 가운데 카메라가 달린 ‘카메라 도어 오픈기’ 장비도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휴대폰을 연결해 장비 끝에 달린 카메라로 집안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고안된 이 장비는 우유투입구에 넣어 디지털 도어락의 문열림 버튼을 누를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압수품 중 ‘전기 충격기’ 역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일부 디지털 도어락의 경우 고압 전류가 나오는 전기 충격기로 충격을 가하면 잠금장치가 해제되는 등의 허점을 노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2005년 이전에 생산된 제품이나 공산품자율안전확인제도(KPS)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에서 전기 충격 시 잠금장치가 해제되는 현상이 발견된다는 게 관련 업계 측의 설명이다.

때문에 경찰은 아파트 출입문에 철판을 덧대 드라이버 등 공구를 넣을 수 없도록 하는 보완장비를 설치하거나 반드시 우유투입구를 막도록 권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문을 여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1분 내외였으며, 디지털 도어락도 소용없었다”며 “아파트 출입문 파손을 막는 보조장치 역시 침입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지만 문을 여는 시간을 지연시킬 수 있어 범행을 포기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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