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솟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무폴주유소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업계에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브랜드 주유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점검이 잦은 데다 소비자 이미지 개선을 위해 도입된 석유품질보증 프로그램도 해당 주유소가 일부 비용을 부담하도록 돼 있어 업체들이 참여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무폴주유소는 특정 정유사 상표대신 독자 상표를 도입해 운영되는 주유소로 브랜드 주유소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기름을 판매하고 있다.

실제 2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ℓ당 가격은 1934원대지만 무폴주유소의 경우 ℓ당 187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경유 역시 ℓ당 전국 평균가 1743원보다 60원 이상 저렴한 1670원대로 나타났다.

이처럼 유종에 따라 ℓ당 40~50원 가량 저렴한 가격 경쟁력 때문에 최근 전국 무폴주유소는 지난해 501곳에서 올해(6월 기준) 745개로 무려 244개가 증가하고 있다.

대전과 충남지역에도 현재 50여개 무폴주유소가 영업 중이다.

그러나 무폴주유소 업계에선 석유품질관리원의 잦은 점검으로 인해 정부의 무폴주유소 활성화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는 저질 기름이나 가짜 기름 판매를 적발하기 위해 석품원이 실시하고 있는 시료채취 등 수시점검이 브랜드 주유소에 비해 지나치게 잦다는 입장이다.

지역 한 무폴주유소 업주는 “정유사 브랜드 주유소는 1년에 한 두번 점검을 받는데 무폴주유소는 두달이 멀다하고 점검을 나오고 있다”며 “수차례 점검에서 이상이 없는데로 계속해서 점검을 나와 업무에 지장이 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대부분 몇차례 점검에서 문제가 없으면 점검 시기를 조절하기 마련인데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점검을 나오고 있다”며 “가격이 싸서 의심을 받는 거라면 차라리 가격을 올릴까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무폴주유소 업계에선 소비자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석유품질보증 프로그램에도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석유품질보증 프로그램은 석품원이 자가폴 주유소의 석유제품을 직접 검사해 정품 석유제품임을 인증해 주는 제도로 인증업체엔 별도 인증마크가 부착된다.

그러나 인증을 위해서는 연 12회 이상 검사 등 까다로운 절차는 물론 검사비용의 20%를 해당 주유소가 부담하도록 돼 있어 업체 참여가 저조한 실정이다.

충남지역에서 무폴주유소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인증 조건도 까다롭고 비용까지 드는데 인증마크가 너무 작아 소비자들이 인식하기 거의 불가능하다”며 “별 효과가 없을 것이 뻔한데 자기돈까지 들여 참여할 업체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석품원 관계자는 “주유소 점검은 원칙적으로 브랜드와 무폴 모두 수시점검이 원칙”이라며 “그러나 소비자 신고에 따른 점검과 점검 접근성 등 다양한 원인에 따라 회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상대적으로 무폴주유소들의 적발 건수가 많다보니 점검 회수가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품질보증 프로그램의 경우 더 많은 비용이 들지만 정부가 대부분을 부담하고 업체엔 일부만 부담시키고 있고 인증마크는 각 주유기마다 부착해 충분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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