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군 한 신협에서 조합원들의 예탁금을 직원이 3년여간 전산조작으로 4억 원 이상의 금액을 횡령하고 유흥비로 사용해 지난 15일 업무상 횡령죄로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해 지역사회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25일 경찰과 M 신협의 관계자에 따르면, M 신협의 L 씨는 3년간에 걸쳐 수시로 현금으로 적립된 고객들의 예탁금을 가로채고 피해금액이 커지면서 특정 종교단체 예탁통장과 일부 조합원들의 통장에서 일정 금액을 인출하는 등 전산프로그램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부당인출해 인터넷게임 등 유흥비로 탕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M 신협은 L 씨의 범행을 확인하고도 이를 1주일 이상 방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음성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할 당시 피해금액을 1억 5000만 원 선으로 파악하는 등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조사 결과 피해액인 4억 원이상으로 불어 났으나 해당 신협 일부 임원과 직원들은 조합원들이 책임자에게 관리·감독 소홀과 배상책임에 대한 문제 때문인지 함구를 하고 있어 이번 사태가 지역사회에 알려지면 조합원 이탈 등 심각한 경영압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M 신협은 횡령금액 중 8000만 원은 L 씨로부터 채권을 확보했으나 나머지 횡령금액은 신협 자본금으로 충당할것으로 알려져 조합원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M 신협의 조합원인 A(65·감곡면 오향리) 씨는 "고객이 맡긴 예탁금을 마치 자신의 용돈처럼 사용하고, 이를 관리감독하지 못한 해당신협 관리자들은 이 모든 책임을 지고 전원사퇴해야 한다"며 "조속한 시일내에 피해금액의 원상복구가 이뤄져야한다"고 언성을 높히며 말했다.

M 신협의 한 관계자는 "불미스러운 사태가 일어나 감곡면민과 조합원들에게 죄송하다"말하며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언론에서는 보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라고 말을 전해 이번 L 씨의 횡령 사건을 반성하기보다는 축소·은폐하기에만 급급해 하고 있다.

이어 그는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M 신협은 지난 2000년 초 부실대출로 폐쇄됐다가 조합원들의 출자에 의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3년이란 유예기간을 거쳐 회생한 신협으로 조합원 4600여 명과 200억 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조합이다.
 
음성=장천식 기자 jangcs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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