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학기 개강을 일주일 여 앞두고 충북 도내 대학가마다 방구하기 전쟁이 벌어진 가운데 29일 청주대학교 학생들이 2학기에 지낼 방을 구하기 위해 학교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살펴보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청주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28) 씨는 개강이 코 앞인데도 아직 방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월셋집 주인이 방학에 들어가면서 월세를 올려줄 것으로 요구해 방을 뺐지만, 막상 방을 구하려 해도 방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그나마 남아 있는 방도 집주인들이 1년 치 방값을 먼저 내는 ‘연세’를 요구해 가는 곳마다 무거운 발걸음만 돌리고 있다.

새 학기 개강을 앞두고 충북 도내 대학가마다 방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학등록금에 부담을 안고 있는 학생들이 치솟는 전·월세 가격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원룸 수요가 늘면서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다세대주택을 허가받은 면적보다 훨씬 작은 원룸으로 나누는 이른바 ‘원룸 쪼개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청주대와 충북대 등 대학가 주변 부동산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개강을 앞둔 도내 대학가 주변 월세는 보증금에 따라 25만~35만 원, 전세는 2500만~3500만 원 수준으로 아직 방을 구하지 못한 학생들이 상당수다.

특히 전세는 2년 전만 해도 2000만 ~2500만 원 전·후 였지만, 최근에는 3000만 원을 넘어 리모델링이나 신축 건물의 경우 3500만 원까지 받는 곳도 생기고 있다. 이처럼 전·월세 가격이 치솟다보니 개인사정에 맞는 방 구하기가 취업하기보다 더 힘들다는 학생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대학가에 불어닥친 원룸 리모델링 붐도 방값 인상과 방 구하기 전쟁의 또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오래되거나 노후한 건물의 리모델링이 방값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고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방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있는 것이다.

원룸 수요가 늘면서 일명 원룸 쪼개기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일부 원룸 건물주들은 원룸을 리모델링 하면서 더 많은 세입자를 받기 위해 칸막이 작업 등을 통해 방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구청은 단속된 건물에 수백 만 원에 이르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임대수입이 그보다 많다 보니 일부 건물주들은 벌금을 감수하면서까지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청주대 인근의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방값이 오른데다 기숙사 지원 등에서 떨어진 학생들이 한꺼번에 방을 구하기 위해 몰려들고 싼방을 찾다보니 방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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