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사태가 시민군의 트리폴리 진입으로 42년간 지속돼온 카다피 시대의 종식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철수한 충북도내 대표건설업체인 원건설의 리비아 재진출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월 리비아 제2의 도시인 벵가지에서 벌어진 유혈사태로 촉발된 리비아내전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사적 개입으로 시민군에게 유리하게 전개됐으며, 지난 21일 시민군이 트리폴리에 입성하면서 점차 마무리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6개월 여 동안 혼란을 거듭해온 리비아사태가 조만간 끝날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는 물론 리비아에서 공사를 벌여왔던 국내 건설업체들도 재진출을 놓고 분위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23일 리비아에 진출한 국내 업체 관계자들과 긴급 간담회를 개최, 리비아 진출기업을 중심으로 인도적 차원의 구호물자를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해외건설협회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지원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리비아 진출기업들도 현재 여행금지국가로 지정돼있는 리비아에 대해 이를 해제해 빠른 시일 내에 리비아에 재입국해 업체별 공사 현장의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공사재개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처럼 정부와 민간 모두 리비아 내 공사재개를 놓고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충북도내 대표적 건설업체로 리비아 데르나 등지에서 7000여 가구의 주택건설사업을 추진하다가 지난 2월 철수한 원건설의 공사 재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원건설 관계자는 "지난 2월말 한국인 60명과 제3국인 등 직원 전원이 철수한 상태이고 현재는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어서 뭐라고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원건설은 지난 11일 직원 3명을 현지에 급파한 것으로 알려져 나름대로 공사재개에 대한 사전 정지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원건설이 조만간 리비아에서 중단한 공사를 재개하는 경우 원건설은 물론 이 회사와 연계된 하도급업체들도 호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며 지역경제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월 400억 원을 긴급 수혈해 리비아 사태에 따른 원건설의 자금난 해결해 준 농협의 한 관계자는 "리비아 사태 종식에 따라 기존에 진행 중이던 데르나시와 토부록시의 주택개발사업을 재개하게 되면 건설업체의 어려움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전후 재건사업도 기존 리비아 현지 진출 사업자에게 우선권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장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다만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강신영 해외건설협회 실장은 "정권이 바뀐다해도 책임자들만 교체되고 실무진은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피해보상이나 공사재개 등에 우리나라 기업체들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체마다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규철 기자 qc2580@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