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모(41·청주 흥덕구 봉명동) 씨는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추석명절에 벌써부터 근심이 가득하다. 제수용품을 사기 위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돌아다니고 있지만 평년 수준의 차례 비용으로 제사상 차리기는 엄두도 못 낼 형편이다. 게다가 올 여름 유난히 길던 장마와 폭우, 폭염 등으로 국산 과일과 채소 값은 이미 '금값'이 돼버린 지 오래다.

김 씨는 "추석에 차례를 지내는 것이 당연하지만 물가가 너무 올라 걱정"이라며 "올 명절엔 최대한 간소하고 알뜰하게 제사상을 차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천정부지로 치솟은 장바구니 물가에 서민들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특히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올 명절의 경우 채소와 과일, 축산물 가격까지 무엇 하나 오르지 않은 품목이 없어 무조건적인 국산 애용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을 구매하겠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23일 농수산물유통공사와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추석 차례상에 올라가는 도내 농수산물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2배가량 상승했다. 차례상 대표 과일인 배(15㎏) 한 상자 평균 가격은 5만 724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 5029원)보다 38.8%올랐다.

또 사과(15㎏)의 평균 가격은 8만 4454원으로 전년대비(6만 276원) 28.6% 증가했고, 삼색나물 중 하나인 시금치는 1㎏당 도매가격이 8750원으로 전년 대비 22%가량 상승했고, 잦은 비로 어획량이 감소한 조기도 지난해 한 마리당 4500원에서 5500원으로 20% 오르는 등 국산 제품들은 크게 올랐다.

이에 반해 소고기(호주산)는 100g 1580원으로 한우(2980원)보다 50% 가량 저렴하고, 돼지고기(호주산)도 수입산은 100g 980원으로, 국산(2640원)과 무려 3배 가까이 가격 차이를 보였다. 대추 역시 ㎏당 9800원으로 국산(1만 8000원)의 절반 값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가격이 비싼 국산보다는 가계지출을 조금이라도 절약하기 위한 소비자들이 늘면서 수입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최근 옥션이 전국 64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 추석 차례상 준비에 '수입산 식품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이 64%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비싸도 국산으로 준비하겠다'라는 답변은 3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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