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성수기를 앞두고 혼수준비에 나선 예비 신혼부부들이 높은 가격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는 데다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가전, 가구 가격도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예물을 생략하거나 중저가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발품을 파는 한편 꼭 필요한 제품만 구입하겠다는 예비 부부들도 늘어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2일(현지시간) 12월물 금 값은 장외 전자거래에서 사상 처음으로 1900달러를 넘어 1917.90달러까지 치솟았다.

또 23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순금(24K 3.75g) 시세는 전날보다 3300원 오른 26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고, 18K는 전일대비 2722원 오른 21만 5000원대, 14K는 2129원 오른 16만 8000원 대에 거래되고 있다.

백금 역시 전날보다 1650원 오르며 28만원 대를 기록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이처럼 금값이 치솟으면서 예물 준비를 해야하는 예비 부부들은 예물 구입에 큰 고민을 하고 있다.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직장인 노모(33) 씨는 “금값이 워낙 올라 신부에게 줄 반지와 목걸이, 귀걸이 세트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신부쪽에서 예물을 생략하자고 하는데 사실 말처럼 쉽지 않은 데다 재테크 개념으로 사놓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지역 금은방 역시 최근 결혼예물로 금이 팔리는 일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 금은방 업주는 “예비 부부들이 들어와 구경을 하다가도 워낙 가격이 세다보니 포기하고 돌아가는 일이 부지기수”라며 “금, 은 뿐 아니라 대부분의 보석 가격이 상승세다보니 커플링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고, 이마저도 가장 저렴한 제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예비 부부들의 걱정은 예물 뿐 아니다.

최근 가전제품과 가구 가격도 크게 오르면서 예비부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높은 가격에 당황하면서 구입 목록을 재작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비 부부들은 TV, 냉장고, 세탁기 등의 기본 가전제품과 장롱, 식탁, 화장대, 거실장 등 꼭 필요한 가구만 구입하기로 하면서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예비 신부 최모(28) 씨는 “여러 군데를 돌아다녀봐도 처음 예상했던 가격에는 도저히 원하는 제품을 살 수 없어 꼭 필요한 것만 들여놓기로 해 구입목록을 다시 작성했다”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새롭게 갖춰놓고 신혼살림을 차리고 싶지만 불필요하다 싶은 것들은 결혼 전 쓰던 물건들을 신혼집에 가져다 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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