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A 씨(55·대전시 서구)는 올 추석 차례상 비용으로 25만 원을 예정하고 있지만 물가가 너무 올라 제대로 장을 볼 수 있을 지 걱정이다. 사과와 배는 물론 각종 채소류와 제수용 과자까지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가격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이 일부 품목은 수입산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과일은 가짓 수를 줄일까 생각 중이다.

#자영업자 B 씨(46·대전시 중구)는 올해 추석 거래처와 지인들에게 보낼 선물 때문에 걱정이 많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사과와 배 세트를 선물했었지만 올해는 가격이 너무 올라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두 명도 아닌 수십명에게 선물을 해야하는 B 씨는 지난해와 비교해 가격변동이 적은 김과 멸치, 유럽산 와인 등으로 선물을 바꿀 생각이다. 받는 사람들이 좀 서운할 수도 있을 거란 걱정이 들지만 올해는 말그대로 ‘마음’만 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이다.

추석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농수축산물 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차례상에 올린 제수용품과 명절선물까지 바꿔놓고 있다.

23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에 올라갈 농수산물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최대 2배 넘게 가격이 올랐다.

올해 작황이 좋지않은 상황에서 태풍피해까지 입은 배의 경우 10개들이 한 상자 가격이 무려 4만 2933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가격이 올랐고 시금치 등 제수용 나물 역시 지난해보다 20~30% 가량 가격이 상승했다.

또 차례상에 반드시 올려야 하는 조기의 경우 어획량이 감소해 한 마리당 가격이 20% 이상 올랐다.

이처럼 물가 부담에 소비심리가 위축된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값이 싼 수입산 제수용품 구입을 고민하고 있고, 가격이 크게 오른 배와 사과 대신 상대적으로 값이 싼 포도와 복숭아 등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실제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올 추석 차례상 준비에 '수입산 식품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이 64%로 ‘가격이 비싸더라도 국산을 쓰겠다(32%)’는 답변보다 2배 높게 나타났다.

명절선물 역시 물가 상승의 영향을 받으며 전통적인 인기품목의 순위가 바뀌는 등 트랜드가 변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유통업체들은 가격 상승과 대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사과와 배 대신 포도와 복숭아, 멜론은 물론 명절선물로는 생소한 망고 등으로 선물세트를 구성하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 폭이 크지 않았던 건강보조식품과 한-EU FTA로 가격 부담이 낮아진 와인세트 등을 보급형 선물로 전진배치하고 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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