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달 21일 ‘유용지물’이란 주제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열리는 구 연초제조창 전경. 이덕희 withcrew@cctoday.co.kr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개막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올해는 지난 1999년 첫 개최 이후 줄곧 고수해오던 청주예술의전당 일원을 떠나 내덕동 옛 연초제조창으로 자리를 옮겨 주목을 받고 있다. 주최 측은 이를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는다는 복안이지만 주변시각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이에 본보는 장소변경에 따라 우려되는 문제점과 대비책, 장기과제 등을 사안별로 2회에 걸쳐 분석해본다.


옛 연초제조창으로 자리를 옮긴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국내최초 아트팩토리형 비엔날레를 표방하고 있다. 지난 1953년 상당구 내덕2동 201번지에 12만㎡ 규모로 건립돼 20여 개국에 담배를 수출하며 1970~1980년대 청주를 먹여 살렸던 옛 연초제조창(2004년 최종 폐쇄)을 새로운 '문화의 메카'로 변모시키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 또한 '유용지물(有用之物)'로 정했다.

이에 '아트팩토리'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공장시설을 원형 그대로 활용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외벽도 별도 도색작업 없이 거친 콘크리트벽을 그대로 살리는 한편 일부만 대형현수막으로 처리키로 했다.

하지만 '아트팩토리'라는 말이 생소한 일반인들에게 공장 그대로의 모습을 재활용하는데 가치를 뒀다는 의미가 얼마나 긍정적으로 전달될 지는 미지수다. 일반적으로 국제비엔날레 행사라면 화려함을 먼저 떠올리는 관람객들에게는 시각적으로 실망감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장시설 특성상 일반건물보다 2배이상 높은 층간 높이는 관람 동선을 길게 만들어 이또한 관람객들의 이해를 구해야 하는 부분이다. 60년 넘게 묵은 담배 냄새도 새로운 복병이다. 담배 냄새가 관람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냄새 제거작업에 총동원령이 내려진 것이다.

현재 시와 비엔날레조직위는 3개월째 고압 소방호스로 콘크리트벽과 천장, 바닥에 물을 뿌려 담배 찌꺼기를 떼내는 한편 천연 방향제와 탈취제를 뿌리는 작업에 한창이다. 이를 통해 냄새의 90% 이상을 잡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건물 전체에 모두 250개의 환풍기를 설치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냄새에 민감한 어린이나 여성 등이 불쾌감을 호소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데다 자칫 건강상의 유해 문제라도 제기된다면 행사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행사 뒤 연초제조창의 지속적인 활용계획과도 연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물론 공장시설을 활용했을 때 가지는 기대효과도 적지 않다. 당장 시설의 설치·해체 반복으로 1회성 이벤트행사라는 비판을 불식시킬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번 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개최한다면 연초제초창 건물을 상설전시관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돼 향후 시설비로 소요되는 예산을 절반가까이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프로그램 예산비중 증가와도 연결돼 좀 더 우수한 작품 유치도 가능케 할 수 있다. 이밖에 과거 청주예술의전당 일원에서 개최할 당시 8264㎡(2500평) 규모였던 전시공간도 1만 9834㎡(6000평)으로 2배 이상 늘어 공간활용 효율성이 크게 개선됐다.

다만 이들 기대효과의 전제에는 이번 행사의 성공 개최가 어느 정도 담보돼야 하기 때문에 큰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비엔날레 조직위 관계자는 "이번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한마디로 실험적 성격이 강한 행사라 할 수 있다"며 "국내 최초의 아트팩토리형 비엔날레라는 점에서 긍정적 변화와 일부 불편의 공존이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의 변화·발전을 위한 일종의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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